[사설]박태례 할머니
[사설]박태례 할머니
  • 강진신문
  • 승인 200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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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된 장애인 딸을 돌보고 있는 아흔살 박태례 할머니의 사연을 듣노라면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겪고 있는 아픔과 어려움은 한낱 먼지일 뿐이다.

스무살 때 낳은 큰 딸은 애기때부터 키가 크지 않은 외소증이었다. 그후로부터 70년, 자신은 90세가 되었고 그 딸은 70세가 됐다.

10년이란 세월이 일곱 번이나 지났건만 1m도 되지 않은 딸아이의 키는 그대로다. 아이를 낳아보게 하려고 중간에 남의 집에 보내기도 했지만 딸을 건사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딸 아이를 돌봐야 할 사람은 나 밖에 없다고, 그래서 내가 오래 살아야 한다고 박태례 할머니는 다짐하고 다짐했다.


박 할머니의 지난 삶이 얼마나 모진 시간들이었을지 그 혹독한 세월이 지금 우리손에 잡히고 있다. 

박태례 할머니의 가장 큰 소원은 오래 살아서 하루라도 더 딸을 돌보는 것이다. 박태례 할머니에게 70세된 딸 김수덕 할머니는 영원한 소녀일 뿐이다.

딸의 몸이 점점 굳어져 가고 청력을 잃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박태례 할머니의 눈은 배냇저고리를 입고 있는 아가를 바라보는 인자한 어머니의 눈빛 그대로다. 

다행히 박태례 할머지의 처지는 최근들어 뜻있는 시람들에게 알려져 여러 가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이틀에 한차례씩 밥을 가져다 주기도하고, 11평의 조립식 집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태례 할머니의 조립식 방이 겨울이 다가와 보일러를 가동해야 하지만 기름값이 없어 방안에 냉기가 가득하다고 한다.

모녀의 애틋한 사랑만으로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에는 두 할머니의 나이가 너무 연로하다.  박태례 할머니 모녀가 올 겨울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의 온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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