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논단] 강진의 새로운 활력 까치내재터널
[의정논단] 강진의 새로운 활력 까치내재터널
  • 강진신문
  • 승인 2020.11.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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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수 _ 전라남도의회 의원

강진읍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두 개의 산이 있다. 서북쪽으로는 보은산, 동북쪽으로는 비파산이 강진읍을 둘러 안고 있다. 보은산이 골산에 가깝다면 비파산은 부드러운 육산으로 이 두 산 사이에 구절양장처럼 놓인 까치내재가 자리 잡고 있다.

몇 발짝을 떼어 놓으면 삿갓과 지팡이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삼천리 방방곡곡을 유랑한 방랑시인 김삿갓이 까치내재를 넘다 금곡사 기암괴석 석문을 접하고 남겼다는 시 한수가 시비에 담겨 세워져 있다. 호남 제1의 벚꽃길이라 꼽히는 금곡사 벚꽃길을 품은 까치내재는 강진의 대표명소이기도 하지만, 강진읍과 북3면(작천, 병영, 옴천)의 군민을 남남처럼 떼어놓을 수밖에 없던 고개이기도 하다.

최근 강진군 북3면(작천, 병영, 옴천) 주민을 비롯한 강진군민 모두가 염원했던 까치내재터널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근래 강진 곳곳 동네어귀에서 까치내재터널 착공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보며, 험난했던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얼마나 감개무량한지 모른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이토록 가슴 깊이 와 닿은 적이 있었던가 싶다.

까치내재 터널 개설 필요성의 역사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70년대부터 군민들의 요구가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교통량이 적다는 이유로 빈번이 좌절됐다. 이후 2009년 사업 확정되고 2012년 실시설계 완료 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감사원의 지적 등의 문제로 장기간 진행되지 못했다.

사업 확정 후 10년 이상 방치되었지만 606억원이라는 큰 사업비 때문에 누구도 쉽사리 챙기지 못한 사업이기에 본 의원은 2018 지방선거에 공약으로 내세우며 최우선 과제로 정치력을 쏟기로 다짐했다. 당선 후 소관 안전건설소방위원으로 활동하며 관계부서 공무원들에게 타당성을 인지키시고 끈질긴 설득을 시작했다. 하지만 총 606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군비 부담 없이 전액 도비로 이뤄지는 대규모 사업이기에 전남도는 여전히 결정을 망설였다.

거듭되는 설득에도 마찰만이 지속되던 2018년 11월, 더이 이상 미뤄지면 또 1년이 속절없이 지날 것이기에 승부수를 띄웠다. '2019년도 전라남도 예산안 심의'에서 지방도사업예산 포괄 작성을 이유로 지방도예산 830억원 전액을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이후 수습하는 과정에서 까치내재터널 토지보상비와 설계비 예산 20억 원을 마련하였고 이것이 까치내재터널 착공의 첫 단추가 되었음을 이제서야 후일담으로 꺼내 본다.

까치내재터널 착공을 앞두고 그동안 본 의원의 협박 아닌 협박에 시달리며 터널 착공까지 많은 도움을 준 김영록 도지사님을 비롯한 전남도 관계 공무원들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와 미안함을 전한다.

이제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면서 모처럼 희망을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까치내재터널은 단순히 터널 한 곳이 뚫리는 것이 아니다. 강진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새로운 동력으로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 완공(24년)과 맞물려 까치내재터널이 완공(25년)되면 서남권 지역과 강진의 막혔던 혈(血)이 뚫리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도로를 따라 사람이 몰려들고 기업이 찾아올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군민의 선택으로 도의회에 입성한지 2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그간 성전 119안전센터 신축, 칠량 119지역대 신축, 지방하천정비사업 추진을 비롯, 비록 코로나19로 취소되었지만 2020세계대학역도 선수권 대회 유치 등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한다. 그 중에서도 까치내재터널 착공은 군민의 오랜 바람이었기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전액 도비로 시행되는 사업이기에 매년 차질 없는 예산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전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매년 소요되는 예산확보에 주력해 빠른 착공, 차질 없는 진행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아울러 까치내재터널이 착공되기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이승옥 강진군수님과 김용호 도의원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강진의 혈(血) 까치내재터널 착공의 진정한 주역인 우리 강진군민들의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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