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 통큰 경상도 회장님
[사설2] 통큰 경상도 회장님
  • 강진신문
  • 승인 2020.10.20 2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랑 시인을 흠모하며 자랐던 부산의 한 중견기업 회장이 영랑 선양사업을 위해 거액을 기탁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군에 따르면 부산 소재 ㈜협성종합건업 정철원(74)회장이 동아일보와 공동운영하는 제17회 영랑시문학상 관련 보도를 접하고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3년간 매년 3천만원씩 총 9천만원을 기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분 3천만원에 대한 기탁식은 오는 16일 강진군청에서 갖을 예정이다.

정 회장은 마산상고 시절 향토적이면서 리드미컬한 김영랑의 시에 매료돼 세월이 흐를수록 영랑을 향한 마음은 더욱 깊어졌다. 그는 자신이 시공한 부산지역 아파트단지 두 곳에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을 조형물로 설치해 주민들에게 영랑의 감수성을 전파했다.

거액을 기탁한 정 회장이지만 '휴지 한 장을 두 번 쓰는 회장님'으로 소문이 날 만큼 근검절약한 삶을 살고 있다. 정 회장은 낙후지역인 영도구의 한 주택에서 산다. 부산의 부자들이 주로 해운대에 사는 것과 딴판이다. 그의 책상 메모지도 달력 이면지이다. 공사현장을 돌겠다며 골프도 치지 않는다. 정 회장의 6개 계열사에는 자식은 물론 친인척이 한 명도 없으며, 1남 3녀의 자식들에게도 유산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 2010년 거액의 사재를 출연, 협성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정 회장은 경남 거제 출신으로 마산상고(현 용마고)를 졸업한 뒤 건축자재상에 취업했다가 지난 1972년 건축자재상을 차려 독립했다. 협성종합건업은 도급순위 전국 56위(부산 2위)의 최우량 기업이다. 타지인의 영랑 사랑에 많은 미안함을 느낀다. 주민들의 영랑 사랑을 더욱 깨워야 할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