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진 쌀귀리' 어떻게 써야 올바른 걸까요?
[기고] '강진 쌀귀리' 어떻게 써야 올바른 걸까요?
  • 강진신문
  • 승인 2020.10.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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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섭 _ 농업기술센터 작물연구팀장

쌀귀리를 어떻게 쓰다니? 제목만 보고 고개를 갸우뚱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이 든다. 쌀귀리의 주산지인 우리 강진군에서 최근 국수, 선식, 떡 등 쌀귀리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 군민들부터 라도 쌀귀리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알려 드리고자 한다.

여기서 '쓰다'는 영어로 'use', 'utilize', 한문으로는 '用(쓸 용)'이 아닌 'write(쓰다, 작성하다)'의 개념으로 국문학자도 아닌 필자가 평소에 꼭 하고 싶었던 쌀귀리를 제대로 쓰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강진 쌀 귀리', '강진쌀 귀리', '강진 귀리', '강진 귀리 쌀', '강진 귀리쌀'등의 쌀귀리 관련된 문구중에 농업적으로 정확한 표현은 무엇일까? 엄밀하게 말하면 이중에 정답은 없다. 쌀귀리는 겉귀리와 반대되는 고유명사로 반드시 쌀과 귀리를 붙여 써야 하고, '귀리', '귀리 쌀', '귀리쌀' 등은 쌀귀리와 더불어 겉귀리 까지 일겉는 말로 정확히는 본 글의 제목에서 처럼 '쌀귀리' 또는 '강진 쌀귀리' 라고 써야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겉귀리 보다 훨씬 더 좋은 쌀귀리를 재배하고 홍보하고 있음에도 정확하지 않은 표현은 쓸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전국적으로는 겉귀리를 중심으로 면적이 늘고 있고, 우리 강진군은 순수 쌀귀리만을 재배하는 전국 최대 주산지가 되었으며, 올해에는 약 600ha의 면적에 쌀귀리가 파종될 예정이다. 이처럼 귀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쌀귀리와 겉귀리에 대한 외관 및 기능성 성분과 같은 차이에 대해서는 소비자는 물론 생산 농업인들도 모르고 있어 지면을 통해 구분해 보고자 한다.

귀리는 벼과에 속하는 곡류로 일반적으로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 잘 자라며, 탈곡 과정시 겉껍질이 쉽게 제거되는 쌀귀리와 탈곡과정 후에도 종실에 겉껍질이 붙어있는 겉귀리가 있다.

국내에서 쌀귀리는 겉귀리에 비하여 영(穎)을 제거하기 위한 공정이 적어, 수확 후 가공 노력이 적게 들어 영이 잘 벗겨지는 탈부율이 높은 쌀귀리가 주로 재배되기 시작했는데, 최근 가공기술의 발달로 겉귀리의 영을 제거하는 비용과 노력이 적게 들고 도정수율도 높아짐에 따라 겉귀리의 재배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겉귀리는 쌀귀리에 비해 수확량이 많고 겨울철 추위등 재배안정성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 식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두 귀리의 외관 품질을 먼저 살펴보면 쌀귀리가 겉귀리 보다 길이는 길고 두께가 두꺼우며, 더 무거운 경향을 보인다. 기능성 성분으로는 쌀귀리가 겉귀리 보다 항산화성분인 총 폴리페놀, 지방,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주는 올레인산, 식이섬유 함량이 많고 보다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소비자들로 하여금 두 종류의 귀리 중 한 가지만 고집해서 소비하라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소비자가 기호에 따라 취사선택 할 수 있도록 법 개정 및 많은 홍보 등을 통하여 폭넓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귀리의 유통질서 확립은 물론 더 나아가 귀리 산업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우리 강진군은 겨울철 따뜻한 지리적 여건으로 인하여 위쪽 지역에서는 재배가 안 되는 쌀귀리를 재배 하여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으며, 쌀귀리 농업인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품위 또한 전국 최고를 달리고 있다. 아무쪼록 많은 소비자들이 귀리에 대한 현명한 소비선택을 할 수 있는 날이 이 글을 통해 조금이라도 빨리 앞당겨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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