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럽다, 강진군
[기고] 부럽다, 강진군
  • 강진신문
  • 승인 2020.05.31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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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섭 _ 청년정책협의체 부대표

친정이 서울이라 가끔 나들이를 가면 서울시민들에게 질투가 날 때가 많다. 곳곳에서 열리는 아기자기한 플리마켓, 대형극장에서 볼 수 없는 매니아 층을 위한 독립 영화관,  구 마다 세워지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센터, 밤 늦게까지 운행하는 대중 교통 등...

미세먼지가 많아 외출하기가 겁나고 집 값이 어마어마해서 돈 벌어 대출금 갚고 나면 늘 힘들다던데...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워서 사람 살 데가 못된다고 투덜거려도 시골로 이사를 안 오는 것을 보면 서울 살이는 촌에 사는 우리가 모르는 무엇이 있는 걸까? 아니면 직장 때문에 참고 사는 것일까?

작년, 지역혁신가로 선정이 되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하는 워크샵을 참여하게 되었다. '얼마나 근사한 곳에서 할까?'하고 기대를 했는데 목포, 그것도 목포역 근처 원도심에서 진행되었다.

'장미의 거리'와 수산시장이 있는 그 곳은 강진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어르신들이 많고 '점포임대'가 붙은 가게도 꽤 있다. 그 곳에 전국 각지의 청년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있는데 그 마을 이름은 '괜찮아 마을'이다. 프로젝트 참가하러 왔다가 목포 시민으로 정착한 청년도 30여명이나 된다.

내 눈에는 강진이나 목포나 별반 다를 게 없이 한산하기만 했다. 그런데 청년들은 무한한 가능성과 따듯함, 신비함이 있다며 청년의 시각으로 관광 안내, 잡지 만들기, 영상 콘텐츠 제작, 자영업, 공모사업을 하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었다. 

'뭐야? 서울도 아닌데 목포 죽은 원도심에서도 재미있게 일을 만들어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잖아?' 부러우면 지는 것인데, 서울에는 질투심이, 목포 '괜찮아 마을'에는 부러움이 생겼다.

그런데 이제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우리 강진군을 보면서 '부럽다. 강진군'할 일이 생겼다. 강진군 청년정책협의체가 발족됐기 때문이다.

청년정책협의체는 강진군의 새내기 관변 단체이다. 농업, 축·수·임업, 경제 3 분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42명의 위원들이 2년간 활동을 할 예정이다. 강진군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청년의 욕구 실현, 강진에서의 삶 자리메김을 위한 정책을 만들 때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가교의 역할을 할 것이다.

5월 12일 발대식의 자리에서 나는 깜짝 놀랐다. 강진으로 이사 와서 7년이 지났는데 42명 중 2명만 아는 사람이었다. 강진이 적은 인구라고 하지만 내가 모르는 20, 30대 층이 있었던 것이다. 참석자들이 자기 소개를 하는데 또 한 번 놀랐다.

도시에서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일터의 젊은이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투박한 외모의 청년은 꽃을 재배하고 모자를 눌러 쓴 이는 흑염소를 벌써 얼굴이 검게 그을린 분은 나무를, 그 밖에도 메생이, 소, 주부, 강진 산업단지에서 유해환경 정화 사업을 하는 패기있고 무엇이든 할 의지가 가득한 분들이었다.

5월 19일에 협의체 임원진과 담당 부서 회의를 시작으로 우리는 출발했다. 이제 각 분과별 회의와 활동을 통해  청년이 찾아오는 강진, 청년이 머무는 강진, 청년이 신나게 사는 강진을 만들기 위해 노력 할 것이다. 이제는 도시를 부러워하지 않고 내가 살고 있는 강진의 한계점을 찾아 정책으로 극복하는 일을 강진 청년정책협의체가 하려한다. 혼자하면 고민이고 절망이지만 함께 하면 도전이 되고 혁신이 되는 삶을 위해 강진 청년정책협의체가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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