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눔과 연대의 5·18 정신'은 여전히 계승되고 있다
[기고] '나눔과 연대의 5·18 정신'은 여전히 계승되고 있다
  • 강진신문
  • 승인 2020.05.2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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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수 _ 전라남도의회 의원

2020년 올해는 민주화의 과정에서 가장 많은 희생이 있었던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4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는 물론이고 광주, 전남 등 여러 지자체들에서 행사를 주최하고 각종 언론들도 특집기사를 내는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나름의 기념을 하느라 바쁘다.

대대적으로 행사를 열어 과거를 잊지 않고 기념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행동에 내재하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1980년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던 필자는 5·18 당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대인시장 상인 아주머니들이 2천원, 3천원씩 모아 주먹밥을 만들고 이를 시민군에게 나눠주던 일, 광주에서 송정리역, 나주역, 영암을 거쳐 고향인 강진까지 걸어가는 동안 지역 주민들이 빵과 음료수, 물을 나눠주며 보냈던 응원 또한 아직 잊지 못한다.

나눔과 연대로 일컬어지는 '5·18정신'은 40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모습으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우리나라도 대구·경북이 확진자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자 이를 도와야 한다는 지역민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병상이 부족해 애태우던 대구·경북을 위해 광주·전남이 가장 먼저 병상을 마련했고, 대구·경북 확진자들은 건강을 되찾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또 오월 어머니들은 대구 의료진의 헌신에 정성으로 마련한 주먹밥 도시락으로 어려움을 나눴다.

1980년 5월, 광주·전남이 가장 아프고 힘들었을 때 시민들을 위로하고 보듬어 안았던 나눔과 연대의 상징 주먹밥이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을 위로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사에서 "오월정신은 코로나 극복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는 저력이 됐다"며 "역사의 부름에 응답하며 지금도 살아있는 숭고한 희생정신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1980년 5월 고립됐던 광주·전남이 외롭지 않았던 것은 광주와 뜻을 함께해 준 수많은 연대의 손길 덕분이었고, 우리나라의 코로나19 극복 사례가 전 세계의 모범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저력은 나눔과 연대의 5·18정신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이다.

5·18정신은 다른 듯 같은 모습으로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한 가지 과제는 5·18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이다. 5·18민주화운동 4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반성은커녕, 진실을 왜곡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세력이 여전히 존재한다.

역사는 우리의 미래이다. 진실규명과 진지한 반성 뒤에야 화해와 치유가 가능하고 또 다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역사의 진실 앞에 바로 서 조속하고도 완전한 진상규명으로 희생자와 유가족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

5·18민주화운동은 부당한 국가권력에 대항하여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일어난 사건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우리가 평소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고 살기에 그 사실에 감사할 일도, 깊이 고찰할 일도 많지 않다. 그 당연함에 대해 감사를 잊고 살았던 평소와 달리 40주년을 맞아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서, 그것을 얻기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가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40주년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의미이며, 40주년을 가장 잘 기념하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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