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時] 구강포 장터
[독자 時] 구강포 장터
  • 강진신문
  • 승인 2020.04.17 1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형자 _ 시인

구강포 둑방 뒤엔 날마다 장이 선다지
질퍽하게 깔려있는 포구의 갯벌 위에

때마침 산책 나온 갈대숲 바람이
깨가 솔솔 쏟아지는 노랑부리저어새
신혼을 옆구리 찌르며 방해하고 있다나

기수갈고동, 대추귀고동, 소란스레 떠들고
펄떡이는 짱뚱어들 힘자랑 씨름대회 힘 자랑하는데
참게가 두 눈을 빼고 심판을 했답니다

수달은 약장수처럼 부지런히 자맥질하고
큰 고니 떼들 아씨처럼 우아하게 거닐지만
갈퀴에 걸리는 비닐봉지, 속은 자꾸 탔는데

배고픈 저녁이면 국수발로 휘는 갈대
갯벌 구이 좌판을 걷는 파장무렵이 되면
포구는 어스름 저녁놀을 떨이로 내놓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