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전략으로 해상왕 장보고를 알리다
체계적 전략으로 해상왕 장보고를 알리다
  • 강진신문
  • 승인 2020.03.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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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만의 강진이야기] 동원그룹 김재철 명예회장(6)
김재철 명예회장이 다산강좌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청와대를 나오면서 김재철 회장은 허준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떠올렸다.

그래서 꼼꼼히 조사한 끝에 소설가 최인호를 적임자로 생각해 그와 접촉한다. 오래 검토를 한 뒤 최인호가 소설을 맡게 되고 첫 만남 이후 2~3년이 지나서야 소설이 나온다. 이후 최인호는 2000년 7월부터 2년에 걸쳐 중앙일보에 「해신」이라는 제목으로 장보고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을 연재한다.

그리고 2003년 1월 KBS 창립 30주년 기념 특집 5부작 다큐멘터리 「해신」이 방영된다. 다큐멘터리는 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기가 어려운데 놀랄 정도로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총 51부작 드라마가 KBS 2TV에서 방영된다. 김재철 회장의 사저에 특별히 귀하게 여기는 물건이 하나 있다. 드라마 「해신」에 출연했던 탤런트 최수종, 채시라, 송일국 등과 연출을 맡았던 강일우, 강병택 등이 정성을 모아서 이름과 사인을 새긴 감사패였다. 일반적인 감사패와 달리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마음과 뜻을 담은 문장이 가슴에 와 닿는다.

"회장님께서는 평생을 이 나라의 번영을 위해 몸 바쳐 오셨으며, 특히 2000년부터 (재)해상왕 장보고 기념사업회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최인호 작가로 하여금 장보고 대사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해신」을 집필토록 하는 등 2005년 KBS 특별 기획 드라마 「해신」이 탄생하는데 큰 공헌을 하셨기에 그 큰 은혜를 영원토록 간직하고자 2005년 장보고 축제를 맞이하여 연기자 및 제작자들의 마음을 한데 모아 이 패에 새겨 드립니다."

「해신」을 제작할 때도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다. 당연히 장보고의 활동무대였던 완도에 세트장이 들어서야 하는데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김재철회장이 나서서 제작사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도 제작진은 먼 완도까지 내려가기 보다 KBS가 시설을 소유하고 있는 변산반도를 고집했다.

그는 제작진에게 한번 정도는 완도군의 현지를 찾아가봐야 하지 않겠는가? 라고 설득하는 한편 완도군수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내려보내는 것은 내가 책임 지겠소. 설득하는 일은 당신이 맏아 주시오" 완도군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다.

제작진이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 나이든 어른들 수십명이 갓과 한복으로 외관을 정재하고 갑자기 나타났다. 그리고 젊은 제작진 앞에서 일제히 큰절을 올렸다. 놀란 제작진은 엉거주춤하며 바로 그 자리에서 이렇게 약속하고 말았다. 어르신 이렇게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들이 완도군에 내려와서 촬영하겠습니다. 지금 완도군에는 청해진 세트장과 신라방 세트장이 있다. 완도읍 대신리 바닷가에 위치한 청해진 세트장은 영화[명랑]의 촬영장으로도 사용되었다. 그만큼 지역의 관광문화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체계적 전략과 장보고를 알리다.
꼭해야 하는 일이라면 가능한 한 체계화해서 시도하라고 요구한다. 이는 김재철회장의 특성가운데 하나이다. 사업도 공적인 일도 그런 마음의 자세로 늘 임해왔다. 즉 전략적 마인드는 그의 유전자라고 한다. 장보고 프로젝트는 첫째 장보고 학의 정립, 둘째 논픽션 소설화, 셋째 다큐멘터리 제작방영, 넷째 드라마 「해신」 제작 방영의 순서로 이어진다. 작가 최인호는 「해신」을 집필하면서 느낀 감정을 이렇게 표현한 바 있다. 장보고야 말로 21세기를 사는 우리 민족들이 미래지향적인 인물로 본받아야 할 선인임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일찍이 만당 최고의 시인이었던 두목(杜牧) 은 장보고를 안록산의 난을 평정했던 당나라 최고의 영웅 곽분양 이상으로 평가하여 장보고를 인의의 덕을 지닌 천하의 영웅으로 평가하였듯 장보고는 제대로 된 한 사람만 있어도 그 나라는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유일한 위인임을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당나라와 일본의 삼각무역을 통해 라이샤워 표현대로 상업제국을 연 해상왕이자 무역왕이었으며 무엇보다 장보고를 가장 매력적으로 본 것은 한.중.일 의 바다를 국경없이 다스렸던 우리나라 역사에서는 보기드문 단 한 사람의 세계인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로마시대의 웅변가 키케로는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곧 제국을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장보고는 키케로의 말처럼 무적의 배를 타고 남해를 다스렸으며 바다를 지배하였던 단 한사람이라고 했다. 우리 민족에게 많은 배가 떠다니는 바다와 아버지의 땅 그 신화를 남겨준 단 사람의 영웅 장보고 그래서 김재철 회장은 장보고를 감히 바다의 해신이라고 부른다.

김재철 회장은 초, 중, 고교 역사교과서에 장보고 관련 내용의 수정 보완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01년부터 사용되는 초, 중, 고교 교과서에서 여러 페이지에 걸쳐 장보고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는 성과를 거둔다. 효과를 더하기 위해 2001년 여름방학 동안 매년 3~400명의 교사들이 해상왕 장보고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우리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조형물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강남의 코엑스 동쪽 문에는 2000년 5월 31일에 건립된 해상왕 장보고 상징 조형물이 서 있다. 장보고 기념사업회는 10년간의 활동을 마무리 지은 뒤 2012년 부터는 한국해양 문화재단과 통합체(재) 한국해양 재안으로 발전한다. 사업회는 10년 동안 장보고 회가 우리의 자랑스러운 인물이자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인물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훈장을 수상한 김재철 회장

그 활동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재단법인 해상왕 장보고 기념사업회는 21세기 신해양의 시대를 맞아 바다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바다를 통해 세계를 호령했던 해상왕 장보고의 해양경영을 미래지향 적으로 재조명 평가함으로써 우리의 자랑스러운 해양문화를 범국민적인 정신문화로 계승 발전시켜왔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우리민족의 해양성을 되찾아 해양문화를 국민문화로 승화시켜 한반도를 넘어 세계의 경제와 문화를 주도하는 초인류 선진국가로 나아가는 길을 밝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해상왕 장보고의 업적과 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여 21세기 해양대국 건설을 위한 정신적 기반조성을 위해 장보고의 미래지향적 의미와 가치를 밝히고 발전시키고자 힘써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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