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꽃한송이로 나누는 일상의 행복
[기고] 꽃한송이로 나누는 일상의 행복
  • 강진신문
  • 승인 2020.03.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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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 _ 강진군청 원예특작팀장

지난주 퇴근하면서 무심코 꽃 한다발을 집에 가지고 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학교를 가지 못하는 딸과 아내는 꽃이 너무 예쁘다며 나를 반긴다. "응 스타티스란 꽃인데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야, 당신과 딸을 위해 준비했네" 하고 머쩍은 너스레를 떨었지만, 꽃을 장식하면서 입가에 번지는 미소와 행복이,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매일 보는 사람도 느껴진다. 너를 위한 단순한 꽃이 아닌 우리를 위한... "꽃 한송이로 나누는 일상의 행복"일 것이다.

요즘 코로나19 여파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외 경기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훼 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월 화훼가격이 정점을 이루어야 할 시기에 졸업식,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가격은 장기간 폭락했고, 춘분이 얼마 남지 않은 현재도 화훼산업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우리군은 장미, 수국, 꽃작약 등 전남에서 첫 번째로 화훼를 많이 재배 생산하는 지역이라 그 피해가 더욱 커 안타깝기만 하다.

이에 우리군은 지난달 부터 유관기관 단체등과 합심하여 "청자골 장미꽃 선물하기" 소비촉진 운동과 함께 생산농가 직거래 판매를 실시 한 달간 75천본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단순한 이벤트나 쇼가 아닌 화훼분야 직거래 판매를 체계적으로 실시한 결과였다.

이러한 실적 거양은 화훼공판장에 나갈 물량을 최대한 소진시킴으로 가격상승을 일으키는 효과와 미약하지만 관내 화훼농가의 경영안정까지 도모하였다. 정부에서도 화훼소비촉진과 함께 농업경영회생자금 등 장기저리이자 융자지원을 적극 펼치고 있지만 화훼농가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인데 비해 꽃 소비량은 연 1만5천원 정도로 유럽의 10분의 1도 안된다고 한다.

특히 국내 화훼 시장은 경조사용이 70~80%에 이르는 기형적인 소비구조를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화환(조화) 보내는 것을 허례의식 내지 사치품으로 보는 경향이 자리 잡고 있고, 청탁금지법 및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내수경기침체, 수출악화는 국내 화훼산업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에 '화훼산업의 발전 및 화훼 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였지만, 코로나19 여파와 같은 경기침체를 불러오는 요소로 인해 화훼가격 폭락은 언제든지 일어날 것이다.

그때 마다 매번 정부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에는 이번 사태를 보더라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작금의 위기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기회의 시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쪽으로 치우친 근본적인 화훼시장 체질을 바꾸어 나가도록 국민 GDP(1인당 국내 총생산) 3만불 시대를 감안한 꽃 소비 확대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

우선 첫 번째로 화훼산업의 폭넓은 대중화를 위해 "일상속의 꽃 생활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선진국처럼 크고 작은 마트에 다양한 품목과 규격의 꽃을 진열해 소비자들이 시장을 보러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국내산 꽃을 접하고, 일반 농식품처럼 일상속에서 꽃을 살수 있는 소비확대 시스템 정착이 필요하다.

두번째로 화훼생산단체(농가)는 지역 로컬과 결합한 상시 화훼 장터개설 등 직거래 판매 활성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화훼도 농산물이다."라는 개념을 인식하고 생산자가 적극적인 화훼 소비시장 확대에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국단위 화훼단체 통합협의회 등 조직화를 통해 꽃의 대중화와 인간 삶의 기본인 의식주처럼 생활속에 꽃 문화를 정착하도록 대국민 꽃 생활화 교육과 다각적인 홍보 등 자구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요즘처럼 코로나 여파로 인해 꽁꽁 얼어붙은 지역시장 경제를 "청자골 우리 꽃"의 순수하고 깨끗하고 어떤 때는 화사함으로 녹여서, 하루빨리 화훼산업 유통의 새로운 길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 하루는 남을 생각하지 말고 나를 위한 꽃을 선물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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