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읽는 사람, 쓰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
[서평] 읽는 사람, 쓰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
  • 강진신문
  • 승인 2020.03.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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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_ 김순임

독서는 천천히 많이 생각하며 읽을수록 효과가 있다.

최승필의 <공부머리 독서법>은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을 수만 있다면 '학습능력'을 향상 시키고, '언어능력'을 키우는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 속에서 사는 우리는 매일 다양한 디지털 경험에 함몰됨으로써 깊이 읽기를 구성하는 비판적 사고나 개인적 성찰, 상상, 공감 같은 인지 능력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다.

뇌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인 매리언 울프는 하루에 6~7시간씩 디지털 매체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을 목격하면서, 그들 뇌의 읽기 회로가 어떻게 변형될 수 있는지를 탐색하였다.

저자 자신조차 책에 몰입하던 경험을 잃어버리고 '초보자 수준의 읽는 뇌'로 회귀하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의 읽기 회로를 되찾기 위한 실험을 하였다.

전작인 <책 읽는 뇌>에서 저자는 독서야말로 "인간이 그것을 딛고 심연으로 돌진해 들어갈 수도, 창공으로 날아오를 수도 있는 도약대"라고 하며, 독서와 난독증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다.

<다시, 책으로>에서 저자는 읽기를 인류의 뇌가 오랜 진화 끝에 획득한 놀라운 능력으로 생각에 깊이를 더할 수 있었고 지금의 높은 문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타고난 것이 아닌 학습과 숙달에 의한 성취이기에 언제든 다시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게 문제다.

 

무엇보다 이 책은 문해 기반 회로와 디지털 기반 회로가 충돌하는 가치들에 대한 검토를 통해 신중한 균형의 길을 제시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양손잡이 읽기 뇌' 회로의 길이 인쇄와 디지털 매체들 사이를 수월하게 옮겨 다닐 수 있게 하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깊이 읽고 깊이 사고하는 방법이라고 알려준다.

데이비드 울린은 "읽기 위해서는 침묵이 필요하며, 주의를 분산시키는 지형에 저항하는 관조의 행동이 우리를 시간과 더불어 생각하도록 되돌려놓는다"(P281)고 하였다.

우리는 인간적인 사고 과정이 위협상태에 놓인 '공백'을 어떠한 능력들이 미래세대의 '읽는 뇌'와 조합을 이루어 '정교한 읽는 뇌' 회로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찾아야 한다.

'깊이 읽기'에서 멀어져간 독자중의 한 사람인 나는 다시 그곳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힘든 여정 같은 독서의 길 끝에 고향 같은 집.

미래세대를 키우는 학부모들이 <다시, 책으로>를 읽고, 자녀들에게 '깊이 읽기'를 심어주는 안내자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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