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취지인데 이렇게 변질되네"
"좋은 취지인데 이렇게 변질되네"
  • 김철 기자
  • 승인 2020.02.16 2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득량만권·강진만권 행정협의회 해외연수 구설수

 

청정연안만을 보존 개발을 위해 만들어진 행정협의회가 최근 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 구설수에 올라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보성군과 장흥군 등에 따르면 고흥, 보성, 장흥, 강진군으로 꾸려진 득량만권·강진만권 행정협의회는 청정연안을 보존하고 개발한다는 벤치 마킹 명분을 달아 지난달 29일부터 10박 12일 일정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 연수를 진행했다.

득량만과 강진만의 청정연안만 보존개발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한국지역산업연구원에서 수행해 온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맡겼고 지난해 11월 결과보고회도 함께 이뤄졌다.

연구원에서는 '사계절 매력적인 THINK 득량만강진만권' 비전으로 4대 전략 10대 프로젝트를 설정하며 득량만과 강진만을 친환경적으로 보존하고 지역의 장점자원을 활용하여 미래지향적 해양수산, 관광 및 특화산업 육성 방안을 소개했다.

용역보고 등 결과물을 두고 주요 선진지를 벤치마킹하자는 제안이 지난해 11월 2019년 2차 정기총회에서 결정됐다. 이에 보성과 장흥 군의장과 공무원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득량만 강진만권 행정협의회는 득량만과 강진만을 중심으로 강진군, 장흥군, 보성군, 고흥군이 참여하고 있으며 역사와 문화의 뿌리를 같이 해 온 4개 군의 상생발전과 협력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지난 2008년 10월 출범한 자치단체 간 행정협의체이다.

먼저 장흥, 보성, 고흥군 행정협의회가 장보고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6년부터 활동해오다 강진군이 2018년 참여해 총 4개군이 활동하고 있다.

행정협의회는 자치단체장이 2년씩 맡아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6월까지 보성군수가 회장을 맡고 다음에는 고흥군수가 이어 2년을 맡게 되는 구조이다. 이 협의회의 가장 핵심은 전남도에서 추진하는 남해안 관광 블루투어나 해양관광을 위해 자치단체 혼자는 어려움이 있어 인근 시군이 힘을 합쳐 공동으로 연안을 개발하고 관광중심지로 만들자는 취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득량만 강진만권 행정협의회는 매년 각 자치단체에서 운영비로 3천만원씩을 내고 있다. 4개 자치단체의 군비로 1년 1억2천만원의 운영비가 마련되고 있다. 이 운영비는 득량만과 강진만의 청정연안을 위한 용역 등을 위한 사업에 사용하는 용도도 준비되고 있다.

이 운영비 항목에는 해외벤치마킹 비용이 정해져 있고 지금까지 해외연수는 없었다. 그동안 미뤄왔던 해외연수가 올해 처음 진행된 것이다.

이번 예산은 보성군과 고흥군 2개군에 각각 3천600만원씩의 비용이 지출됐다. 예산은 공무원 1인당 500~600여만원이며, 군의장은 비즈니스석이 제공돼 1인당 1천200만원씩 들어 총 6천400만원에 달했다.

연수단은 신종코로나 위기 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됐지만, 예정대로 출국했다. 충분히 취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행사를 강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자치단체에서는 전날 취소가 어려웠다는 변명을 하고 있다.

이번 연수를 취소할 경우 자치단체별 약 1천만원, 총 2천만원의 위약금을 물어야했다고 한다. 총 연수비용 6천400만원의 약 30%에 해당한다. 군비를 그냥 날려버리는 것보다는 현장에서 하나라도 공부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해외연수에 강진군수와 의장은 관내 일정과 임시회 등의 일정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설립해 운영되는 행정협의회가 국가 위기적인 상황에 좋지 않은 선택을 하면서 설립 취지를 흐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강진만을 살리기 위해 여러군이 힘을 모으는 좋은 취지로 진행되는 협의회가 잘못된 선택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문제되는 것이 안타갑다"는 주민들의 반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