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사지 삼층석탑 본래의 모습을 찾다
월남사지 삼층석탑 본래의 모습을 찾다
  • 강진신문
  • 승인 2020.02.1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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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3년여만 복원...2017년부터 해체보수 작업

 

보물 제298호로 지정된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이 해체된지 3년여만에 온전히 복원되었다. 2017년 4월 해체를 실시한 이후 2019년 12월에 석탑 상륜부까지 조립을 완료하였으며 안정화 모니터링을 거쳐 올해 2월부터 일반인들에게 완공된 석탑의 모습을 선 보이고 있다.

강진군에 따르면 월남사지 삼층석탑에 대한 안전진단 및 보존처리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오다가 지난 2014년 구조적인 문제점이 발견돼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붕괴위험이 우려된다는 진단결과에 문화재청에서 전체 해체보수가 결정됐었다. 이후 석탑 보수정비 기본계획용역, 보수정비 실시설계용역을 완료하였고, 2017년 4월부터 해체보수 작업을 시작하여 2019년 12월에 드디어 전체 복원을 완료했다.

 

해체보수과정은 일반 건설공사와는 달리 철저하게 신중히 진행했고 익산 미륵사지석탑과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보수현장에서 쌓여진 노하우와 최고의 기술진이 참여하여 공사를 진행됐다.

공사 단계의 전 과정에 걸쳐 문화재청과 관계전문가의 기술지도회의에서 공정에 대한 검토와 논의를 통해 추진되었다.

해체된 모든 석재는 비파괴 물성검사 등 과학적 물성검사를 거쳐 석재마다 재질, 강도, 내구성, 손상도 평가 등의 검사과정을 거쳐 재사용 유무를 결정하였다. 석재손상도 평가를 통해 재사용이 가능한 석재는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석탑조립 시에 재사용할 수 있지만, 손상도 평가 결과, 낮은 등급의 석재는 보수·보강하고 불가피하게 교체되는 부재는 석탑과 동일 암석으로 하였다.

해체작업과정에서는 '청동 수병(水甁)'이 발견됐다. 보수정비를 위한 해체작업 과정에서 3층 탑신석 하부에 감춰진 유물이 뜻밖의 빛을 보게 된 것인데, 현재로서는 사리함으로 이용됐을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가 쏠렸다.

2017년 8월 석탑 주변에 설치된 철제사다리를 밟고 석탑의 7m높이에 이르자 3층 탑신석 정중앙에 자리한 수병 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높이는 20㎝쯤 됐고 가장 넓은 동체부 너비가 11㎝정도 되는 앙증맞은 크기였다. 어깨 부위로는 지름 5㎝크기의 구멍이 뚫렸는데 흙과 함께 볍씨로 보이는 무언가가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상태였다. 사리함으로 추측되고 있는 가장 첫 번째 이유였다. 청동 수병은 중국과 일본에서 7~8세기에 주로 만들어지는 것들이 발견되고 있지만 이와 유사한 형태의 수병이 발견되기는 국내에서는 처음이었다.

학계에서는 청동 수병의 발견으로 삼층석탑 제작연대와 월남사의 설립연도를 객관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석탑을 조립하는 단계에서도 원형 보존을 위한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으며 단순히 퍼즐을 짜맞추는 식으로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석탑을 쌓을 때마다 한층, 한층 안정화 기간을 반영하였다. 바닥에 접해있는 기단 저석은 화강암 재질로 무게가 무려 8.5톤으로 이는 국내 석탑 중 단일부재로는 최대 규모의 크기이다.

지난 12월에 석탑 상륜부까지 조립을 완료하였으며 안정화 모니터링을 거쳐 2020년 2월부터는 일반인들에게 완공된 석탑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월남사지 중심권역 발굴지에 대한 복토 및 관람객 편의시설 등의 정비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월남사지 종합정비계획'이 수립된 만큼 중심공간인 주불전을 복원하는 등 내년부터는 단계별로 복원정비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편 월남사지 삼층석탑은 문헌기록 및 석탑 양식으로 미루어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물 제298호인 석탑은 여러 석재를 벽돌모양으로 다듬어 쌓은 전탑계의 양식을 모방하고 있다.

옥개석 받침에서 모서리를 둥그렇게 다듬은 사릉형(斜稜形)의 석재를 사용하였고 옥개석의 끝이 미세하게 반전하며 기단이 단층이기 때문에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국보 제9호)을 연상케 하고 있다.

그동안 모전석탑으로 백제계 석탑양식을 지닌 탑이라고 하였으나 전체적인 모습이 높이 8.4m가 넘는 거대한 삼층석탑이고 기본양식 및 결구수법이 전형적인 백제계 석탑양식을 따르고 있다. 2002년 월남사지 모전석탑에서 월남사지 삼층석탑으로 명명하여 부르고 있다.  김 철 기자

삼층석탑 복원 일지
▶2014년 정밀안전진단 '해체 보수시급' 판정
▶2017년부터 전면 해체 2019년 12월 보수 완료
▶2019년 월남사지 종합정비 기본계획 학술용역 완료
▶ 2020년 월남사지 중심권역 발굴지 정비 시작
▶ 2021년 주불전 복원정비 사업 추진


 

▣ 인터뷰 - 월남사 주지 법화 스님

"월남사 복원사업 계속 이어지기를"

복원현장에서 만난 법화스님은 웃음이 가득했다. 그동안의 성과로 한층 넓어진 월남사의 모습과 삼층석탑의 모습이 반가운듯하다.

법화스님은 "그전 사찰의 모습은 큰 창고도 있고 절의 형태를 갖추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마을 어르신들이 좋아해주시고 마을과 화합하면서 복원공사가 현재까지 잘 진행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먼저 공사를 마친 삼층석탑에 대한 감회도 남달랐다. 법화스님은 "복원공사로 처음 마무리된 것이 삼층석탑"이라며 "기울어진 석탑이 바로서면서 월남사 복원공사의 시발점이라고 말할수 있다"고 밝혔다.

또 법화스님은 "처음에는 탑을 만질 생각이 없었다"며 "군의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여기까지 진행되어 왔지만 기울어진 석탑보다는 반듯하게 서있는 석탑의 모습이 훨씬더 보기좋고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계속 진행될 복원공사에 대해서도 법화스님은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법화스님은 "복원공사를 통해 사찰 전체가 더 웅장해졌다는 느낌"이라며 "올해를 지나고 나면 월남사가 훨씬 더 멋지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변하게 될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화스님은 "앞으로도 많은 일들이 진행돼야한다"며 "자치단체를 비롯해 문화재청 등에서 월남사 복원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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