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비를 유혹하는 밥맛의 결정적 요인, 건조와 저장
[기고] 소비를 유혹하는 밥맛의 결정적 요인, 건조와 저장
  • 강진신문
  • 승인 2019.10.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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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섭 _ 농업기술센터 작물연구팀장

올해는 기록적인 태풍과 병해충 발생으로 인해 벼 수확량 감소는 물론이고 품질 좋은 원료곡 수확을 해내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식탁에 오르는 밥쌀까지 형편 없이 맛이 없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벼 수확 막바지인 지금부터  벼 수확 후에 실천할 수 있는 철저한 관리를 하면 충분히 소비자를 유혹하는 밥맛은 유지할 수가 있다.

한 톨의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종자소독, 파종, 이앙, 병해충방제, 물관리, 수확, 건조, 저장, 도정 등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적기 수확을 했다는 전제하에 이 과정 중 밥맛을 결정하는 세가지 요인은 건조, 저장, 도정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수확의 막바지이고 도정이라는 과정은 일반 농업인 보다는 도정업체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농업인들이 실천할 수 있는 벼 수확 후 건조와 저장 기술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먼저 건조과정에 있어 품질관련 요인은 건조시 건조공기의 송풍량이 많고 건조온도가 높으며 습도가 낮을수록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지만, 지나칠 경우 오히려 금간쌀 발생 증가로 도정시 싸라기가 많아져 품질이 떨어진다. 고온건조는 쌀 단백질 응고 및 전분의 노화로 밥의 끈기가 낮아져 밥맛을 떨어뜨리고, 볍씨의 발아율도 떨어지게 한다. 금간쌀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초기 수분함량이 높을수록 송풍온도를 낮게 하고, 공기중 절대습도가 낮으면 송풍속도 역시 낮게 해주어야 한다. 순환식 건조기로 벼를 건조할 때 건조온도는 종자용의 경우 40℃이하, 일반적인 식용의 경우 45~50℃(외부기온이 높을 때 40℃이하) 이다.

건조시 고려할 점은 외기온도가 높고 습도가 낮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이전에 수확하는 것이 유리하며, 외기온도가 10∼15℃로 낮은 야간보다 18∼21℃로 높은 주간에 건조하는 것이 연료를 약 19%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보고도 있다.

다음으로는 저장 단계이다. 벼 저장성을 높이기 위하여 경제적인 적정 수분함량은 15% 이하로 유지하고, 저장고 내의 온도는 15℃이하, 습도는 70% 이하로 유지시켜 주어야 안전하며, 자연조건에서는 벼 자체에서 이화학적 변화가 일어날 뿐만 아니라 미생물, 해충, 쥐 등의 피해를 입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양적 손실률은 일반 농가에서 4~5%정도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저장기술을 살펴보면 수확당시 품질을 유지하는 장기 안전저장을 위해서는 벼의 수분함량을 15% 정도로 건조하고, 저장온도는 15℃이하로 하며 상대습도를 70% 정도로 유지하면서 공기조성은 산소 5~7%, 이산화탄소 3~4%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농가들은 가장 경제적인 상온저장을 하고 있지만 이는 외부 환경조건인 상대습도가 조절되지 않아 벼의 품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 장기 저장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 또한 벼 저장 중에 해충이나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훈증제인 에피흄정제를 사용하여 방제하면 된다.

쌀의 품질은 품종, 재배기술, 적기수확, 건조, 저장, 도정등 많은 요인이 관여가 되는데 특히 건조, 저장, 도정등과 같은 수확 후 관리 기술은 처리방법과 기계화 시설에 크게 좌우가 된다. 하지만 농업인들도 자신의 여건에 맞는 수확 후 관리 기술을 적용하여 우리 강진쌀의 우수성을 소비자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벼농사의 끝은 콤바인이 활보하는 수확 현장이 아니라 소비자의 식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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