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최고급 고려청자를 만들었던 가마터 구경하세요"
[특집] "최고급 고려청자를 만들었던 가마터 구경하세요"
  • 김철 기자
  • 승인 2019.10.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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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박물관옆 발굴조사 현장 공개 공방 건물지, 청자가마 발굴

 

강진군이 국가사적 제68호로 지정된 '강진 고려청자요지' 중 사당리 요지 발굴조사 현장 공개를 강진청자축제 기간인 10월 5일부터 9일까지 고려청자박물관 주변 발굴현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굴현장은 대구면 사당리 109번지 일원으로 사당리 8호 요지와 40호 요지가 위치한 곳이다. 전성기 고려청자의 핵심장소로 평가되고 있어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학계에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곳이다. 발굴조사 현장에서는 사당리 2차 발굴조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수많은 최고급 고려청자 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고려청자를 제작했던 공방 건물지와 청자
가마터로 추정되는 유구가 발굴되고 있는 곳이다.

1차 발굴조사에서 가마 1기, 폐기장 3개소, 건물지 1기, 고려시대 도로유구 1기 등 이 확인되었고 초기청자부터 상감청자, 관사·간지명 청자 등 최고급 청자가 출토되어 사당리 일원이 우수한 품질의 청자를 제작하였던 중심지였음을 입증했다.

지난 5월 발굴조사 보고에 따르면 가마 1기는 사당리 8호 가마로 추정하고 있으며 요전부와 연소실, 번조실 일부가 확인되었다. 폐기장 1호와 2호는 해무리굽완 편이 다수 발굴되어 초기청자를 생산했던 곳으로 추정되고, 폐기장 2호 상층에 위치한 폐기장 3호는 초기와 말기청자가 동시에 확인되어 장기간 폐기장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발굴되는 청자편의 수량에 비해 갑발의 양이 적고 치소로 보이는 고려시대 건물지 주변에 위치한 점을 고려하면 대구소 관할의 청자를 수집하고 관리하던 곳의 폐기장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건물지 1기는 남쪽과 서쪽의 기단시설이 확인되었는데 건물지 내부와 그 주변으로는 다량의 고려시대 기와가 출토됨에 따라 고려시대 기와지붕을 올린 건물지 임이 밝혀졌다.
1964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사한 건물지와 60M 정도 이격되어 있어 이 일원을 중심으로 '동국여지승람'등 문헌에만 존재했던 대구소(大口所)의 치소와 최고급 청자를 제작하던 공방지 등이 분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마 주변으로 건물지가 확인된 사례는 용인 서리, 고창 용계리 등 고려시대 초기 청자를 생산했던 가마터와 강진 사당리, 부안 유천리 등 전성기 최고급 청자를 생산하였던 가마터에서 발굴조사 된 바 있으며, 가마 운영에 있어 관리, 감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건물지의 위치는 1964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사한 건물지와 60m 정도 떨어져 있어 이 일원을 중심으로 보다 많은 건물지가 분포할 것으로 예상되어 현재까지 보고된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로 확인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동안 사당리 일원은 '세종실록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문헌에 기재되어 있는 대구소(大口所)로 비정되어 왔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건물지가 확인되었고, 주변으로 보다 많은 건물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려시대 최고급 청자를 생산, 관리·감독을 주관하였던 행정치소가 있었음이 보다 분명해졌다.

가마와 폐기장 조사를 통해 출토된 유물은 초기청자부터 상감청자, 관사명 청자에 이르기까지 11세기에서 14세기 까지 폭넓은 시기를 아우르고 있어 사당리 일원에서 고려 청자 생산이 오랫동안 이루어지고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였던 곳임을 말해주고 있다. 기종은 발·완·잔·접시·매병·주자를 비롯한 탁·승반 향완·향로·타호·화분·자판·기와 등 매우 다양하다.

특히 이번 발굴조사에서 제3폐기장을 중심으로 매병·호·돈 등 대형의 청자편이 다량 출토되었다. 그동안 이러한 대형 기종은 강진에서는 거의 생산하지 않았던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다량의 대형 기종이 확인되고 있음은 사당리에서 생산된 고려청자의 다종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형 기종에는 희준·황이 등 유교 관련 제기를 비롯하여 상감·상형기법으로 용이나 괴수 등이 장식된 사례가 많아 국가에서 시행하는 각종의 의례에서 사용하였던 청자를 사당리에서 제작하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에 발굴된 다양한 청자조각 중 지금까지 강진에서 출토된 적이 없었던 국보 제68호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간송미술관 소장)의 조각 1점이 출토되었다. 국보 제68호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의 특징은 흑백상감한 원 안에는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학과 구름무늬를, 원 밖에는 아래쪽을 향해 내려가는 학과 구름무늬를 새긴 것이다.

학의 진행방향을 다르게 표현한 것은 도자기 표면이라는 일정한 제약을 넘어 사방으로 공간을 확산시켜 짜여진 구획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추구한 듯하다. 이 같은 표현상의 변화 추구와 함께 문양처리의 능숙함에서 고려 도자기의 우수함과 고려인의 창의력을 엿볼 수 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매병 조각은 이와 동일한 양식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흑백 상감한 원안에 학과 구름무늬가 들어가고 갈지(之)자 형태로 장식된 구름은 국보 제68호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과 아주 유사하다.

부안군에서 비슷한 편이 발굴된 적이 있으나 국보와 거의 유사한 편이 발굴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에 따라 국보68호의 생산지에 다양한 의견들은 이제 잠재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연 강진군 학예연구사는"현재 발굴조사 현장에는 최고급 고려청자를 비롯해 청자를 만들었던 공방 건물지와 관리하는 관청인 치소가 발굴되고 있어 매우 중요한 발굴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발굴조사가 끝나면 복토를 하기 때문에 고려청자 발굴의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강진청자축제 기간에 꼭 방문하여 발굴현장을 관람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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