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비취빛 청자 고향에서 다시 만나다
[특집] 비취빛 청자 고향에서 다시 만나다
  • 김철 기자
  • 승인 2019.10.13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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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조화를 빌리다, 최초 강진 청자요지 발굴유물 특별전 개최

 

고려청자박물관은 지난 8월 시청각실에서 '하늘의 조화를 빌리다' 특별전 개막식을 개최했다.
이번 특별전은 올해부터 강진군에서 진행하고 있는 강진 청자요지 발굴조사를 계기로 특히 고려청자박물관 주변 청자요지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어 최초의 발굴과 출토품은 어떠했는지 살펴보고자 기획됐다.

전시유물에는 1914년 최초 발굴조사 출토품을 비롯해 최근 고려청자박물관 서남쪽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 개성에서 출토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도 12점이 포함되어 있다.
또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매일신보, 목포신보의 신문기사와 발굴조사 사진, 100여 년 전에 그려진 요지 분포도, 고적(古蹟) 지정 내역 등에 대한 자료가 있어서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전시유물 중에는 처음 공개되는 유물들도 있어 강진 청자요지가 고려청자의 무궁무진한 보고(寶庫)임을 증명해준다.
왕이 직접 주관하는 국가 제사에 사용된 황이(黃彛), 조(俎)로 추정되는 받침(臺), 안쪽에 공간 분할이 되어 있는 필통, 팔각형의 접시에 문양을 찍어내는 도범(陶范) 등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전시는 19일부터 강진청자축제 기간(10. 5 ~ 10. 9)을 포함하여 11월 24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강진군은 올해 하반기에 박물관 주변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시회를 자세히보면 100여년전인 1914년 6월 매일신보(每日申報)에 강진 청자요지에 대한 기사가 대서특필되며 발굴 장면과 출토된 청자 사진이 실렸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純宗)이 그해 4월에 실시한 발굴조사의 출토 유물을 창덕궁 주합루에 진열하고 신문기자들을 초청해 공개하며 언론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고려청자박물관은 수년 전부터 강진 청자요지 발굴조사와 관련한 오래된 자료를 수집해왔다. 이에 1914년에 처음 발굴조사가 이뤄진 뒤 1928년과 1938년에 두 차례 더 공식적인 조사가 이뤄졌음을 확인하였고 발굴조사 관련 사진과 도면 등을 정리하여 이번 특별전을 통해 청자유물과 함께 공개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1910~1930년대에 조사된 청자와 함께 최근 고려청자박물관 서남쪽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을 선보이고 있다. 개성에서 출토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도 12점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1914년 발굴된 유물들은 일련번호를 부여하여 관리하고, 당전, 미산, 관찰산 등 마을이나 산 이름을 크게 먹으로 써넣은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1914년 6월 당시 신문에는 가장 품질이 좋은 청자는 당전리의 제1요와 제2요에서 생산되었다고 한다.

특히 당전리 제1요의 청자는 종이처럼 얇고 옥돌처럼 푸르며, 제2요의 청자는 대부분이 상감문양이 아름다운 대형그릇이라고 기록하였다.
다른 논문들과 자료를 취합해볼 때 당전리1요는 현재 사당리7호(고려청자박물관 앞 잔디밭)이고, 당전리2요는 사당리23호(고려청자박물관 서쪽 인접지역) 요지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부릅뜬 눈만 부각시켜 조각한 황이(黃彛), 정교한 국화와 연꽃 장식의 받침(臺)은 왕이 직접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한 제기로, 지금까지 없었던 처음 공개되는 유물이다. 제기는 당시 고려가 중국 송나라의 제기를 그림으로 그려 설명한 제기도(祭器圖)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고려청자 제기는 중국 학자들에게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새롭게 확인되거나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문양의 청자도 있다. 안쪽에 공간 분할이 되어 있는 필통, 팔각형의 접시에 문양을 찍어내는 도범(陶范), 처음 보는 장신구와 옷을 입은 아이 등 강진 청자요지가 고려청자의 보고(寶庫)임을 보여주는 유물들이다.
현재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청자들이 강진에서 만들어졌음을 증명하는 청자 유물들도 전시되고 있다. 복숭아를 들고 있는 인물 모양의 주자(국보 제167호), 물오리가 노니는 연못 풍경을 조각한 정병(보물 제344호), 울창한 대숲을 연상시키는 죽절문병(국보 제169호) 등이 강진 청자요지에서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려청자의 본고장인 강진에서 열리는 전시인 만큼 전시된 청자의 기술적 수준은 가히 하늘의 조화를 빌려와 만들지 않았을까하고 감탄할 만하다. 이번 전시에는 최초로 1914년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강진 청자요지 분포도를 비롯해 여러 연구자가 그린 요지 분포도가 전시되며, 일제강점기에 촬영된 유리원판 사진들도 전시한다. 이는 당시 일본인들도 고려청자와 요지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지했기 때문이다.

김병관 고려청자박물관장은 "고려청자박물관이 국가귀속문화재 보관관리 위임기관으로 지정(2017년 10월)받았기 때문에 연차적으로 조사된 청자를 박물관에서 소장·전시하게 된다"며 "박물관 주변 사적지에 대한 발굴조사 중에 있어서 앞으로도 새롭게 출토되는 유물들을 전시를 통해 신속하게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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