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약을 보는 주민들의 눈
[사설]공약을 보는 주민들의 눈
  • 강진신문
  • 승인 2004.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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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애 후보와 황주홍 후보는 이번에 군수에 출마하면서 공약들을 철저히 점검하지 않은 것 같다. 실현가능성을 떠나 준비자체가 너무 허술하다. 그래서 서로의 공격에 너무 취약하고, 이를 바라봐야 하는 주민들은 답답하다.

주민들은 공약이 희망사항과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것 쯤은 모두 알고 있다. 여러가지 확인도 하고 가능성도 분석해서 주민들에게 실천 가능한 약속을 해야하는게 공약이다. 그러나 두 후보의 공약은 자신들의 희망사항만 잔뜩 나열했지 주민들이 읽으며 이렇게 되겠구나 하며 고개를 끄떡 일만한 꺼리가 부족하다.  

정치인들의 공약이 어느 정도 거품이 있다고 하지만 이번의 경우 그 정도가 좀 심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다.

우선 국영애 후보의 공약은 강진군의 각종 사업들을 나열해 마치 군청의 업무보고서를 방불케하고 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자치단체의 업무 한 두가지에 대해 자신의 입장과 철학을 밝히는 것 까지는 좋겠지만 규모있는 예산이 붙어있는 거의 모든 사업을 자신의 공약으로 인식되도록 나열한 것은 자치단체를 정치적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국후보의 홍보물대로라면 주민들은 지금 군청 실과장들의 공개적인 보충 설명도 들어야 하고, 군의회의 입장도 들어서 이것저것 파악한 다음 공약의 지지여부를 결정해야 할 판이다.


골프장 논란도 그렇다. 관인(官印)이 없는 임시협약서가 행정기관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만한 행정학 박사 국후보가 덩그란히 사인만 있는 협약서를 근거로 11월이면 토지매입이 시작된다며 큰소리 친 것은 대단히 신중치 못한 발언이다.

 설계를 하고 있다는 회사측은 물론 강진군도 이 사업이 지금부터 가장 빠르게 진행된다고 해도 인허가 절차를 밟다보면 내년 6월쯤에야 착공이 가능하다고 분명히 답하고 있다. 물론 사업이 시작된다는 전제하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황주홍 후보의 공약은 산업자원부의 기업배치 계획서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돈따라 움직이는 기업을 어떻게 친구지간이라고 끌어오겠다는 것이며, 그것도 하나 정도면 혹시나 싶을 것 같은데 이름있는 대기업은 모조리 강진으로 가지고 오겠다니 강진이 어느날 갑자기 기업도시가 될 판이다.

본사가 확인한 바로도 식품회사인 풀무원의 경우 6개 공장중 5개가 대도시권과 가까운 곳에 있고, 종근당은 지난 98년에 1만5천평 규모의 첨단 의약품 공장을 충남 천안지역에 설립한 회사이기 때문에 지도 끝자락에 있는 강진에 신규 투자를 하기가 보통 어렵지 않을 회사들이다.

금호그룹과 삼성그룹의 강진 투자여부도 솔직히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또 기업이 오면 노조설립을 일정기간 유예해주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자치단체장의 권한도 아니다.

주민들은 전지전능한 군수를 바라지 않는다. 주민들은 군수가 전지전능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너그러운 미소를 보내고 있는데, 후보들은 요즘 전지전능한 군수가 되겠다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높은 사다리에서 몇개단 내려와 주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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