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면 서기나 한번 해봐라' 발간
'너도 면 서기나 한번 해봐라' 발간
  • 김철 기자
  • 승인 2019.07.08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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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37년 공직생활 마무리 책 펴낸 강진군청 윤영갑 전 기획홍보실장

 

후배공직자들 공직생활 책한권 동기부여 계기

지난달 25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37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윤영갑(60) 기획홍보실장은 한권의 책을 설명했다.

책의 제목은 '너도 면서기나 한번 해봐라'고 권유하시던 아버지의 말씀을 그대로 책 표지에 입혔다.

윤 전 실장은 퇴임식을 통해 녹녹치 않았던 공직생활을 설명했다. 경북에서 9급 공채로 시작해 장흥군, 강진군에서 두 번씩 근무하면서 결과적으로 5개군에서 근무하는 기록을 남겼다.
여기에 대학에서 농촌지도를 전공해 농림직으로 들어왔다가 산림부서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임업직이 되고 기술직 승진문턱이 높은게 한이 되어 전남도의 행정직 전직시험을 거쳐 직렬을 세 번이나 바꿨다.

또 그 당시에 군청에 전입하려면 한계급 낮추던 관행에 따라 읍사무소에서 군청에 들어가며 8급에서 9급으로, 장흥에서 고향 강진으로 오면서 또 다시 7급에서 8급으로 두 번이나 강임되어 9급공채로 들어와 남들은 다섯 번 승진하면 오를수 있는 자리를 일곱 번 승진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서는 윤 실장은 공직생활 중 썼던 기고문과 sns 친구들이 보내준 글, 하고싶은 얘기를 엮어서 책을 만들었다. 책에는 이런 내용들이 고스란히 녹았다.

책 제목에 대한 설명도 가슴에 와닿는다. 75~6년경 윤 전 실장이 고등학교 다닐 때 사랑방에서 늘상 시간때우고 가던 면 서기들 뒷바라지하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한말이라고 책 제목을 말했다. 너도 면 서기나 한번 해봐라라고....

하지만 윤 전 실장은 깊은 뜻으로 받아들였다. 민폐 끼치는 공무원이 되지 말라는 뜻으로 오늘날 모든 공직자가 새겨 들어야 할 소리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가족이야기, 시인을 꿈꾸다, 새경 값은 했을까, 강진에 살어리랏다, 세상사는 이야기, 쓴소리 곧은 소리, 웃픈 이야기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등으로 꾸며졌다.

김선기 시문학파기념관장은 "흔히 책 출판을 출산에 비유한다.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는 얘기다. 작가가 존경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셀러니 형식을 빌려 쓴 이 책은 저자가 걸어온 60년 희로애락의 편린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고 윤 전 실장의 책에 대해 설명했다.

그동안 알아야 친절해진다,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라는 자료집을 쓰기도 했던 윤 전 실장은 아직도 몇가지 숙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고향마을 논밭두렁을 누비면서 공로연수기간동안 두가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먼저 후배공무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동안의 경험과 자료를 정리해 보고서와 홍보기사 작성, 의전관련 내용을 담은 책자를 한권 내고 싶다고 밝혔다. 또 숲 해설가 자격증을 취득해 숲해설을 하면서 힐링하는 생활을 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책자를 내고 퇴임한 윤 전 실장은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장을 내는 형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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