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로] 머나먼 협상의 길, 만만한 상대는 없다
[다산로] 머나먼 협상의 길, 만만한 상대는 없다
  • 강진신문
  • 승인 2019.06.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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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만 _ 전 의정동우회장

우리는 위대한 역사를 창조 하려면 위대한 국민의 신념이 필요하다. 국민 모두가 꿈과 이상이 있어야 하며 정신적 지주와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1970년대 초의 한국 어떤 신문 기자가 20세기 최대의 역사학자인 토인비를 영국에서 만나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21세기에는 어디가 역사의 중심 무대가 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한국과, 일본과, 중국 동북아시아의 세 나라가 역사의 중심부대가 되리라고 생각 합니다. 이것이 세계의 석학 토인비의 예언이었다.

그러나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한 사람도 있다. 한국은 미국과 소련과, 일본과, 중국의 발길에 체이는 아시아의 약한 풋볼이라고 했다. 서양의 어떤 사학자가 쓴 한국사의 서론에서 나왔던 말이다.

표현은 간결하지만 의미는 심상하다, 최근 백 년 동안에 세계 열강세력에 의해 우리나라의 운명이 좌우되는 역사의 힘없는 약자였다. 한국을 침략하기 위하여 청일전쟁이 일어났고 러일 전쟁이 벌어졌으며 세계 여러 나라들이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각축전을 일으켰다. 우리는 마침내 일본에게 강탈당한 36년간 망국민으로 전략하여 온갖 고난과 비극의 불행을 겪었다.

왜 나라를 잃었을까? 민족이 힘이 없기 때문이다. 왜 민족이 힘이 없었을까? 국민의 주인 의식이 약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주인 의식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주인 의식은 나라의 힘의 원천이요, 민족부강의 열쇠며, 국민정신의 뿌리와 같다.

1876년 일본에게 불평등 조약을 강탈당하면서 나라의 힘이 기울어지기 시작하여 1910년 망국의 비운을 당하고 1945년 8.15광복을 맞이할 때 까지 우리는 70년 동안 줄곧 민족사의 비참한 시기를 겪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서 이루어진 협상 가운데 한국전쟁 휴전 협상과 한일 협정을 다루었다. 휴전협정이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목숨이 사라졌고 오늘날까지 우리사회에 널리 펴져 있는 거대한 저주와 증오만이 남아 있으며 많은 의문투성이 뿐이다. 1965년 한일협정 문제는 어떠한가?

눈앞의 이익만을 쫒으면서 역사 청산은 후대의 몫으로 미루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한일협정의 잘못, 박정희 정권이 쉬운 타협을 선택 했기에 청산되지 않는 과거사가 다시 살아나 미래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진실을 대면하는 일은 고통스럽다. 기억을 양보하고 싶었지만 양보하기 어려운 것이다.

쉽게 타협하였기에 역사가 필연코 복수 할 것이다. 한일협정 과거 식민지 역사 독립축하 금으로 6억 달러 대일 청구권 명목으로 포기시킨 잘못 끼운 첫 단추로 인해 한일 협정은 큰 상처투성이며 아물 수 없는 갈등의 배경,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협상이었다.

지금 우리 앞에 한반도의 새로운 비핵화 문제로 새로운 협상이 시작되고 있다. 트럼프 대 김정은의 협상은 어떠한가? 어두운 밤거리 같은 사람끼리 테이블에 마주앉은 다른 것을 거울 앞에 서는 것과 같다. 거울 앞에서 찡그리고 왜 거울 속에 상대가 웃지 않느냐고 화를 내는 사람과 같다.

관계는 어느 한쪽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미친다. 내가 웃어야 거울속의 상대도 웃을 것이다. 국가 대 국가의 협상은 정말 중요하다. 협상에 실패하면 자칫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은 인내의 힘이 필요하다.

모든 것은 때가 있고 적절한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특히 적에게 친구가 될 때는 더욱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치유할 시간이 필요하다. 서두르는 이유는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자기 것만 챙기려 하면 다툼이 벌어진다. 

협상은 국가 대 국가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협상의 연속이다. 인간관계, 사회관계, 국가관계에서 벌어지는 협상은 수준과 방법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사람이 협상에서 성공하려면 신뢰를 먼저 쌓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신뢰는 협상의 조건이 아니다. 마주 앉아 관계를 이루어야만 협상은 시작할 수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내면의 지지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말아야 한다. 때를 아는 것이 협상의 유일한 기술이다. 지금 지더라도 다음에 이길 수 있고 이번에 양보하면 다음에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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