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할아버지의 고향이 좋은 외국인
[사설] 외할아버지의 고향이 좋은 외국인
  • 강진신문
  • 승인 2019.06.07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한 미국인이 강진을 방문했다. 그 외국인은 젠 피셔 이스터번(Jan Fisher Eastburn)씨로 꿈에 그리던 외할아버지의 고향 강진을 찾아왔다.

먼저 젠 씨가 찾아간 곳은 성전면 월남리 70번지. 어머니가 남겨놓은 자료에 외할아버지의 흔적이 성전면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풀치터널을 바로 지나 나타나는 그 곳에는 집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 주민들에게 확인한 결과 이씨문중에서 제각으로 사용하다가 그마저 사용하지 않아 지금은 모두 헐리고 없어진 상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빈터에서 무엇이라도 찾으려는 젠 씨는 현장을 한참동안 돌아보면서 서성였다. 어머니의 고향인 외갓집의 진한 냄새를 맡을수 있었을까. 현장에서 기념촬영을 마치면서 젠 씨는 이곳을 찾아올지 꿈에도 생각못했다고 감회에 젖었다.

2년 전 어머니가 치매을 앓게 되었고 어머니의 물건을 정리하다가 한국인임을 알게 됐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 젠 씨의 어머니는 아마도 본인이 한국인임을 감추고 살아야 했었고 미국 군인 남편을 만나 미국으로 이주하고 자녀들을 낳고 사는 동안 그것이 평생을 이어져 계속 일본인으로 살아오셨던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이후 젠 씨는 성전면 백운동 원림 이어 마량항, 강진 청자박물관을 보고 관람하면서 강진이 너무 좋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막연히 찾아온 강진, 하지만 그곳에는 가슴깊이 전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다시 오고 싶은 강진이라고 젠 씨는 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