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세상을 보는 시선
[서평] 세상을 보는 시선
  • 강진신문
  • 승인 2019.05.3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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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도서관 _ 우리들 서평단 김미진

<영화 리터러시>는『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로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영화평론가인 저자의 논문 모음집이다. 영화로 교육하고 영화로 사유하며 영화가 담아내는 세상을 읽어주는 책이다.

리터러시는 문자화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19세기까지만 해도 특권 계층에서만 리터러시 능력을 취득할 수 있었다. 이제 리터러시는 단지 언어를 읽고 쓰는 능력에서 더 나아가 변화하는 사회에서의 적응 및 대처하는 능력으로 그 개념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런 맥락에서 교육, 문학, 사회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있는 영화 리터러시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로서 지식 폴더에 입력하기를 권해 보는 책이다.

과거에 문자 문맹이 있었다면, 오늘날은 컴퓨터 문맹을 지나, 쏟아지는 미디어물로 인해 이미지 문맹이 늘어나고 있다. 저자는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중 하나로 대중에게 강한 설득력을 발휘하는 영화를 활용, 대학에서 의사소통 교육, 문학이 영화화될 때의 서사 전략, 영화가 담고 있는 사회적 함의에 대한 고찰, 영화에서의 철학적 의미 등을 다각도로 천착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으로 <디 아워스> <은교> <꽃잎> <완득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웰컴 투 동막골> <파이란> <상실의 시대> 등 다양한 원작과 영화가 이 책에서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고 있음을 목도하게 된다.

필름 리터러시; 영화로 읽는 세상 / 황영미 지음

특히 영화가 갖는 현재성, 감독의 미장센, 카메라의 시점 쇼트 등에 대한 이해는 영화가 단순히 원작 재현수준이 아닌 감독의 창작물임을 일정 부분 인정하게 한다. 때로 좋은 영화 한 편은 좋은 책 100권보다 가치 있고, 사람의 인생을 바꿀 만큼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에서 시작한 인간의 이미지에 대한 욕망은 어느새 CG나 4D까지 확장되어 영상기술의 총체인 영화에 도입되고 있다. 영화는 그 자체로 오락물이다. 그러나 읽는 방법을 아는 영화 읽기는 그 즐거움과 함께 효용까지 배가시켜 줄 것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영화는 구상화된 그림이며, 소설은 문자화된 상징이다. -209쪽.

폭력성 등 검열이 부실한 인터넷과 스마트폰 게임으로 하루의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가끔 이미지에 반응하지 않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부모가 먼저 각성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읽을거리와 알거리가 너무 많은 시대, 가볍게 아는 것도 중요하고 깊이 있게 아는 건 더 중요할 것이다. 그러자면 읽는 법을 먼저 배우는 것이 보다 경제적이라고 생각하며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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