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니나(민중)의 희망 노나메기 세상을 이야기하다
[서평] 니나(민중)의 희망 노나메기 세상을 이야기하다
  • 강진신문
  • 승인 2019.05.27 0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진군도서관 _ 우리들 서평단 장찬구

평소 책을 가까이한다. 그러다 보니 책을 선택하는 나름 기준이 생겼다. 작가주의적 성향이 강하게 반영된다. 이 책 또한 매체를 통해 백기완씨가 십 년 만에 새로이 책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평소 저자 삶의 행적을 존경해오던 터라 주저하지 않고 선택하여 읽게 된 것이다.

저자는 1933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났으며, 평생을 바쳐 반독재 투쟁과 민주화운동 그리고 해방통일운동에 헌신한 사람이다.

또한 민중이 주인이 되는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시민운동가이자,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민중의 잠재력을 상징하는 재야 운동가의 큰 어른이다.

그는 비록 정규 교육은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지만, 독학으로 공부를 하여 "장산곶매이야기", "우리 겨레 위대한 이야기",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등 다수의 작품을 남길 만큼 저술활동에도 열정적이었다.

버선발이야기는 저자의 삶과 철학 그리고 민중예술과 사상의 실체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버선발은 특정한 개인이 아니다. 이 땅에 살았었고, 살아왔으며 지금도 살고 있는 다수의 민중이다. 민중을 대표하는 버선발이 겪은 시련과 고통 그리고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장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 자체로 우리 민중의 삶, 역사인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민중의 한바탕(서사)은 돈이 사람을 지배하는 썩은 문명을 청산하고 거짓을 깨고 빼앗긴 자유와 희망을 되찾고 착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목놓아 말한다.

"너도 잘살고 나도 잘살되 올바로 잘사는 벗나래(세상)를 만들자. 너만 목숨이 있다더냐 이 땅별(지구), 이 온이(인류)가 다 제 목숨이 있고 이 누룸(자연)도 제 목숨이 있으니 다 같이 잘살되 올바로 잘사는 거. 그게 바로 노나메기라네."p212

이 책은 낯설었다. 한자어나 영어가 한마디도 쓰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민중의 글자가 아닌 민중이 사용했던 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민중의 말은 쉬었으나 낯설었다. 낯섦은 신선했다. 그 낯섦이 책을 읽게 하는 힘이 되었다.

모두 함께 바르게 잘사는 세상. 민중의 희망이다. 그 희망을 함께 꿈꾸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