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호대상자 80대 16년간 모은돈 마을에 희사
생활보호대상자 80대 16년간 모은돈 마을에 희사
  • 김철
  • 승인 2002.09.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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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전마을 조순심할머니...500만원 쾌척
생활보호대상자인 80대 할머니가 생활비를 아껴 10여년간을 모아온 돈을 마을에 희사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6일 강진읍 장전마을 우산각건립을 위해 16년간 모아온 5백만원을 희사한 조순심(81)할머니.

쓰러져가는 집에서 혼자살고 있는 조할머니는 지난 86년부터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매달 20여만원의 생활비를 지원받고 있다.

생활에 필요한 쌀과 전기세등 각종공과금을 제외한 돈은 다른데 사용해 본적이 없다. 신세를 한탄하며 한개피씩 피우기시작한 담배 서너갑이 자신을 위해 쓰는돈의 전부이다.

승주군 낙안읍 출신인 조할머니가 강진을 찾은 것은 40여년전의 일이다. 17살에 고흥으로 시집가 자식을 낳지못해 온갖 고생을 한후 새삶을 찾아 강진으로 찾아왔던 조할머니. 하지만 강진에서 행복한 생활은 10년을 넘기지 못했다. 남편이 죽고난후 자식들의 사업실패로 가지고 있던 40마지기의 논과 선산이 모두 남에 손에 넘어가 버렸다.

홀로 생활하고 있는 조할머니는 김치한가지로 끼니를 때우고 혼자 식사를 차리기 힘들어 끼니를 걸렀던 것이 화근이 되어 지금은 위가 나빠지면서 병원으로 찾는 날이 늘어났다. 생활보호대상자로 무료의료혜택을 받을수 있지만 조할머니는 나라돈도 아껴야한다고 이틀을 넘지 않고 집으로 돌아올만큼 근검절약하는 생활이 몸에 배어있다.

조할머니의 선행을 들은 장전마을주민들은 회의를 열어 할머니가 돌아가실 경우 매년 동계를 지르는 6월 유두날 이장주관으로 제사를 지내기로 주민들의 뜻을 모았다. 새로 생겨지는 우산각옆에는 조할머니의 공적비도 세워질 예정이다.

조할머니는“세상은 욕심을 부리게 되면 한도끝도 없다”며“한없이 보탬을 줬던 마을주민들에게 조그마한 성의를 표시한것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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