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한옥, 갤러리로 다시 옷을 입다
전통한옥, 갤러리로 다시 옷을 입다
  • 김철 기자
  • 승인 2019.04.0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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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난 강진읍 목리 유수현 한옥

부 유수현 100년 전통한옥...갤러리, 민박 리모델링

강진읍 목리의 100년된 전통 한옥 유수현 전 의원의 집이 새롭게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갤러리로 돌아왔다.
 
지난달 16일 강진읍 목리에 위치한 전통한옥이 갤러리와 민박, 찻집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유 전 의원의 막내며느리 양수균씨가 1년여간의 작업을 거쳐 일반인에게 선을 보이고 있다. 본채는 최대한 훼손없이 양씨 부부가 살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곳은 지난 1920년대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다른 공간들은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현대적 요소가 적당히 들어갔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느루 갤러리. 주인 양수균씨의 직업을 그대로 엿볼수 있는 장소이다. 양씨는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계속 그림을 그려왔다.
 
여수에서 생활을 하던 양씨는 전통 한옥이 그대로 버려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강진으로 주소지를 이전하고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이 느루 갤러리. 빠르지 않게 천천히, 몰아쳐서 가지말고 느릿하게 가자고 해서 이름도 느루로 만들었다.
 
느루 갤러리에는 16명의 작가가 그린 20여점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전시될 예정으로 전시회의 이름은 시작(始作)이다. 지금까지 100년을 뒤로하고 이제부터 100년을 처음 1부터 시작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여기에 온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 민박시설과 함께 차를 마시는 카페까지 700여평의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 아름다운 나무들과 고풍스런 한옥이 더해지면서 벌써부터 느루 갤러리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전국 최초로 상표화된 차를 판매했던 이한영선생이 알려지게 된 것은 이곳의 주인인 유재의씨의 결정적인 역할이 숨어있다. 유재의씨의 딸 유종현이 전남여고를 다니면서 겨울방학 숙제로 제출한 떡차에서 시작됐다. 당시(1939년) 농무관 이에이리씨가 강진읍 목리를 찾아 떡차 확인 조사에 나서게 된다. 이에이리씨는 장흥에서 생산한 청태전을 들고 문의했다.

이 과정에서 유재의씨가 당시 집에서 내오던 떡차를 주목해야한다. 이에이리씨는 '조선의 차와 선'이라는 책에서 유재의씨의 손에는 한꾸러미의 떡차(청태전)가 마치 동전모양으로 길게 매달려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한 청태전을 만드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까지 곁들였다.  

당시 유재의씨는 강진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거부였다. 현재 한전 강진지점앞에 자신의 호를 따서 송파정미소라 이름 짓고 운영했다. 당시 강진읍 목리 서부지역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근무했고 인근지역의 논을 거의 소유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이런 엄청난 부를 가진 유재의씨는 자연스럽게 떡차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세상에 알려졌다. 유재의씨는 양씨의 시할아버지이다.
 
양 대표는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공예품 프리마켓과 문화공연이 어우러지도록 추진하겠다"며 "최대한 전통한옥을 유지하면서 조상의 숨결이 살아있는 자연스로운 갤러리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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