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학생 부부 "배움속에 행복 만끽"
우리는 대학생 부부 "배움속에 행복 만끽"
  • 김영미 기자
  • 승인 2004.06.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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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대학 다니는 무등전기 이상순 임경희씨 부부

매일 저녁 6시가 넘어서면 강진읍 남성리에 위치한 무등전기는 어김없이 셔터문이 내려진다. 주인 이상순(55)· 임경희(52)씨부부가 지난해부터 만학열을 불태우기위해 성화대학을 찾기 때문이다.

이씨부부는 현재 성화대학 호텔조리 제과제빵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 이씨부부는 야간시간을 이용해 별도 취미생활을 해보고 싶었지만 부인 임씨가 고혈압증상이 있어 항상 음식을 조절하고 약을 먹어야하기 때문에 식품에 관련된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학교에 도착하면 이씨부부는 열성파 학생들로 통한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에 참석하는 모범학생들이지만 50세를 넘긴 나이에 이씨부부의 학교생활을 생각보다 벅찬 일정이였다.

이씨부부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은 식품과 관련된 의학용어였다. 의학용어들은 어려워 반복해서 여러번 외워보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일생생활과 친숙한 한식요리시간은 이씨부부가 당연 돋보이는 시간이 되기고 했다. 하루종일 가게에서 장사를 하고나서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수업시간은 졸음과의 전쟁이기도 했다. 나란히 앉은 두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면서 학교생활에 적응해 나갔다.

식품에 관한 수업을 받으면서 이씨부부의 집안에서의 식단도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매일 식탁에 올랐던 육류는 생선류로 교체됐고 소금끼가 있던 음식들도 싱거운 음식으로 변해갔다. 또 학교에서 배웠던 한식, 양식등의 요리를 집에서 직접 만드는 실습도 해봤다.

부인 임씨가 시장을 찾아 재료를 구입해오면 남편 이씨는 재료를 같이 손질해 음식을 만드는 재미도 솔솔했다. 이씨부부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매일 학교에서 배운 음식들에 관해 말해주고 자녀들이 평소 멀리 해야 하는 음식들을 가르켜주는 건강음식 전도사역할도 맡고 있다.

남편 이씨는 “항상 일찍 가게문을 닫아 밤늦게 찾아온 손님들에게는 항상 미안하다”며 “학교에 다니면서 술도 멀리하고 좋은 음식을 먹게돼 집안에서 웃음꽃이 끊이지 않는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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