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에 홀아비 아빠들 많습니다"
"강진에 홀아비 아빠들 많습니다"
  • 주희춘
  • 승인 2002.09.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 40대 중산층의 지역진단...열악한 교육환경 최대문제
강진읍 김모(43)씨는 3남매의 가장이자 개인회사에서 월급쟁이 생활을 하고 있는 자칭 강진의 중산층이다. 김씨는 직업에 관계없이 자신의 또래들이 하는 공통적인 고민일 것이라며 최근의 몇가지 심정을 털어놨다.

지역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대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씨는 먼저 얼마전 강진을 떠나 광주로 이사간 친구애기를 했다.

“그 친구는 고민끝에 광주로 갔습니다. 애들 교육 때문에 말입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구해 간것도 아닙니다. 일단 광주로 애들을 전학시켜서 공부하게 하고 그 다음 직장을 찾겠답니다”

김씨의 첫 마디는 교육문제 때문에 40대들이 강진을 떠난다는 것이였다. 교육문제가 이사를 가게하는 큰 이유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있어 온 얘기지만 강진의 인구가 4만7천명대로 떨어진 시기여서인지 예사롭지가 않았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고민을 합니다. 결국 생활기반은 강진에 그대로 두고 가족만 광주로 올려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진에서 홀아비생활을 하는 것이지요”

김씨는 자신의 주변에 홀아비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강진에서 시작한 계모임도 많은 계원들이 이사를 해서 이제 광주에서 모임을 하는게 생소한 일이 아닐정도다.

김씨는 특히 강진에서 왠만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이 거주지를 광주에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진은 돈만 버는 곳이고 나머지 가족생활과 소비, 투자등은 모두 대도시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강진에 무슨 경제력이 쌓이겠습니까. 오래전부터 부동산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변치않고 그 세력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지요”

김씨는 강진교육의 현실을 말하며 학교교사들의 거주형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을 퍼부었다.

“아침에 광주에서 내려온 차량중에 급하게 내려오는 차는 상당수 교사들 차량입니다. 광주에서 급하게 출근하는 것이지요. 그러고는 수업이 끝나자 마자 줄줄이 광주로 올라가 버립니다. 아이들을 무슨 마음으로 가르치는지 모르겠어요”

김씨는 예전에는 고등학교 교육 때문에 이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갈수록 그 층이 낮아진다고 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진학을 위한 이사도 많다는 것이다. 그 원인중의 하나가 교사들의 거중형태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혔다.

김씨는 또 시도분리 이후 ‘교육이주’가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옛날 광주시와 전남도가 분리되지 않았을때는 강진에 살면서도 광주로 고등하교를 보낼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길이 막혀 있습니다. 그래서 온가족이 이사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높은 곳에서 부모들은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지 않겠습니까? ”

김씨는 강진의 교육환경 개선없이 인구감소는 막을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