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민들이 감시해야한다
[사설] 주민들이 감시해야한다
  • 김철 기자
  • 승인 2019.03.02 0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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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강진읍에서 술에 취한 A씨(49)가 길을 걷던 초등학생 B양(10)의 손목을 갑자기 잡아끌었다. B양은 당시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이었다. B양은 곧바로 저항했지만 힘센 어른의 손을 뿌리치기엔 역부족이었다.

A씨는 주변 사람들의 의심을 피하려 B양의 부모와 잘 아는 사이처럼 연기까지 했다. 때문에 이를 본 몇몇 주민들의 반응은 그저 '단순한 눈길'에 그칠 뿐이었다. 대낮에 그것도 강진의 번화가로 불리는 중앙로에서 설마 아이를 유괴라도 하겠냐는 생각에서다. B양은 잔뜩 겁에 질렸고 그렇게 끌고 버티는 상황이 계속됐다가 B양을 놔두고 사라졌다.

A씨는 최초 범행 장소에서 약 70m정도 떨어진 읍내 한 인력사무소 주변 골목에서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신고가 접수된 지 5분만이었다. 주민 C씨는 A씨가 B양을 강제로 끌고 가려는 모습을 목격하고 망설임 없이 전화기의 112버튼을 눌렀다. A씨가 성범죄 전과자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C씨의 눈썰미가 작용했던 계기는 바로 성범죄자 우편 고지제도 덕분이었다. 지난해 우편물로 받은 성범죄자 신상정보에서 A씨의 사진이 실려 있었던 것이다. '성범죄자 고지'는 성범죄자와 같은 지역에 사는 아동과 청소년을 둔 가정에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제공하는 제도다. 이름과 얼굴은 물론 실제 거주지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다.

강진에서는 지난 2001년과 2002년 연이어 초등학생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과 지도, 지역주민의 철저한 관심이 이런 일을 막을수가 있다. 철저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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