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작조선시 (甘作朝鮮詩: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우리의 시를 쓰겠다)
감작조선시 (甘作朝鮮詩: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우리의 시를 쓰겠다)
  • 김철 기자
  • 승인 2019.01.29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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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스터디 자율창작수업...외부시인 초대 강의

3명 회원 등단...중앙문단 원로, 중견문인 회원들 시집 발간 활동

지난 18일 저녁 6시 30분 읍 영랑로1길 꽃이야기 2층에 위치한 감작교실에는 맛있는 저녁식사가 차려졌다. 회원들이 최한선 교수가 오는 날을 맞춰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해 함께 나눠 먹었다. 그동안 일을 이야기 하면서 화기애애하게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자 바쁘게 A4용지가 나눠졌다. 회원들이 그동안 준비한 시 작품들을 회원들과 최한선 교수에게 전달해 평가를 받는 시간이다. 자신의 시에 대해 이야기하고 동료들과 토의하다보면 순간 2~3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이렇게 백련시문학회는 변화하고 발전해 11년차 지역의 대표 시 단체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백련시문학회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백련문학회(회장 이수희)는 지난달 20일 감작교실에서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백련시문학 출판기념회 및 송년의 밤 행사를 가졌다.
출판된 백련시문학은 최한선 교수와 오종문씨가 쓴 권두시, 박병호씨 등이 쓴 초대시, 김명희 씨 등이 쓴 동인시로 구성을 알렸다. 그동안 백련문학으로 발간되던 시를 백련시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백련시문학의 이름은 1930년 3월 창간돼 3호로 종간된 시문학지를 계승한다는 의미로 시문학 3호, 여기에 백련시문학 4호로 통권 7호를 알리는 제4호+3이라고 명명했다.
이수희 회장은 "시문학파의 순수시를 계승한 백련시문학은 시문학 3호와 백련시문학 4호를 합해 발간됐다"며 "제7호로서 더큰 의미와 자긍심을 지닌다.


우리는 끊임없는 창작의 정열로 8호~10호로 계속해서 호수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련시문학회는 순수 시 창작 단체이다. 지난 2008년 4월 최한선 교수가 첫 강좌를 개설하고 3명의 회원을 위해 직접 매월 2~3회씩 강진을 방문하면서 얻게 된 행운이 오늘의 백련시문학회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최 교수의 재능기부로 서로 시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모이는 시간이 계속 이어졌고 늘어나는 회원들로 시문학회가 활성화 됐다.

백련시문학회의 이름은 오래 전 강진에서 백련결사가 맺어져 고려불교 정화운동을 이끌었고 이후로도 그 정신이 살아 있어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키는 바탕이 되었다.  아암, 혜장 등 현승들 외에도 강진과 인연을 맺은 다산을 비롯한 여러 학자들의 시향이 되었기에 후손인 회원들이 이를 따르고 있다.
백련시문학회는 지난 2017년 12월, 10년 만에 창간호 발간에 이어 오는 2월이면 제5호 겨울호를 발간해 지역 기반 시 전문 계간지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다산의 감작정신(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우리 시를 쓰다) 과 한국 시문학파의 중심인물이었던 영랑의 시 창작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로 지어진 시 전문지 '백련시문학'을 통해 중앙문단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지역 문학 발전의 견인차로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1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시가 좋아 모여들었던 회원들이 이제 정식 시인이 되어 있다. 백련시문학회는 최근까지 3명의 회원이 열린 시학, 21세기문학 등으로 등단하였고 중앙문단의 원로, 중견 문인을 포함한 회원들이 꾸준히 시집을 발간하고 있다. 그동안 10년이 넘게 회원들의 발자국들이 쌓여 현재 20여명 회원이 참여하고 있고 최근에는 매주 '목요스터디'를 개설해 회원 자율 창작수업을 하고 있다.

회원들의 창작 정신을 높이기 위해 정기적인 최한선 지도교수 수업 외에 이지엽, 유홍준, 정일근, 정수자, 문태준, 전원범, 김선우, 김인숙, 함민복, 송수권, 이달균 등 외부 시인을 초대하여 이론적 기초와 함께 시폭을 넓히고 있다.

함께 공부하는 곳의 이름에서 회원들의 생각도 알 수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감작조선시(甘作朝鮮詩: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우리의 시를 쓰겠다)" 유지를 따라 지난 2012년 2월 지금의 영랑로 1길 16에 백련시문학회 사무실로 '甘作;(감작)교실' 편액을 하고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그곳에서 해마다 송년행사로 "강진문인 시필식"을 이어오며 새해의 문운을 다짐하고 있다.

백련시문학회는 문학이라는 한 가지 목적을 가지고 모인 글쟁이들의 집합소이다. 글 한 줄 써보겠다고 까만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는 시인들의 모임이다. 이 목적은 백련시문학회가 존재하는 한 변함없을 것이다. 그래서 서로 다독이고 때론 깐깐한 비평가가 되어 서로의 작품을 평가하고 또 격려하며 비빌 언덕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백련시문학회의 성장 비결에는 최한선 교수의 끝없는 고향 후배 사랑과 회원들의 끈질긴 노력이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회원들은 앞으로도 더 좋은 시들이 창작되고 많은 독자들을 감동시키는 날에 닿기를 염원하고 오늘도 가슴시린 시를 쓰고 있다.

회원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 많은 시를 쓰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다소 벅찰수도 있는 계간지를 완벽하게 준비해나가고 있다. 이런 문집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자금 문제도 쉽지않다. 회원들은 서로 조금씩의 기부금을 모아서 종자돈을 마련했다. 만들어진 종자돈은 한우를 구입해 자금을 부풀려 나갈 계획이다. 종자돈이 계속 늘어나면 시문학상도 만들고 신인을 발굴해 신인상도 수상하는 거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회원들의 빈틈없는 노력이라면 분명 가능한 일로 보인다. 그래서 더욱 회원들의 꿈이 실현되도록 응원을 해주고 싶다. 강진시의 연장선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최한선 교수는 "회원들의 기부를 통해 마련한 획기적인 방법으로 계간지 발간비를 마련하고 더 나아가 월간지까지 노력해 보고 싶다"며 "회원들의 노력이 계속 이어진다면 강진시향의 자존심을 지키는 백련시문학회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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