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이 이토록 아름다운 줄은"
"금강산이 이토록 아름다운 줄은"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9.01.2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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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미술관, 북한 화가가 그린 '금강산 일만이천봉'공개

"금강산을 직접 보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하지 않습니까"
지난 16일 강진미술관. 사무실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울 정도로 커다란 그림 앞에 선 김재영 강진미술관장은 짧은 소감을 내뱉고 한동안 말을 잇지 않았다. 그러고는 조용히 손짓만을 전했다. 그림을 바라보고 마음으로 느껴보라는 신호였다.

그림은 웅장하면서도 거대한 크기로 사람을 압도할 정도였다. 가로 5m82㎝, 세로 2m크기의 대작이다. 김 관장은 "금강산 작품 중 그 크기로는 국내 최대로 우리나라에서 한 점뿐이다"고 말했다. 크기에서 압도적일 뿐만 아니라 관념의 세계가 아닌 실경이라는 점에서 놀라웠다. 구룡폭포를 중심으로 펼쳐진 기암괴석에 단풍이 곱게 내려앉은 모습은 실제 금강산을 직접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생동감 있게 다가왔다.

원근법과 명암법을 통한 선명한 입체적 공간감은 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더했다.  그림은 북한 평양미대를 졸업한 안명석 북한 공훈미술가의 작품이라는 게 김 관장의 설명이다. 북한에서 최고 수준의 화가에겐 '인민예술가'나 '공훈예술가'라는 칭호가 주어진다. 

김 관장은 지난 2003년도 열렸던 남북교류미술전에서 해당 작품을 사들여 소장해오다가 지난 10일 대중에게 공개했다.  김 관장은 당시 매입가를 묻는 질문에 "정확히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수억 원을 들여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작품이다"고 돌려 말했다.  작품의 액자 틀을 새로 갖추는데는 5백만 원 가까운 돈이 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관장은 남북교류미술전 당시 '금강산' 작품 외에 북한 유명작가 그림 60~70점을 함께 구입했는데 이들 작품 또한 조만간 공개할 뜻을 내비쳤다.   김 관장은 "현재 별관에 '북한관'을 열고 북한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또는 보관중이다"며 "앞으로 더 많은 '대작'들을 선보여 지역민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고 관광객들에게는 특색 있는 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개관한 강진미술관은 읍 동문로 39번지 5천188㎡ 부지에 연면적 510.97㎡의 한옥 본관과 전시관을 갖추고 있다. 과거 전설적 부호였던 동은 김충식의 옛 별장터가 있던 곳이다. 김 관장은 강진에서 35년간 민물 뱀장어 양식업을 통해 모은 돈 40억 원을 들여 '강진미술관'을 지었다. 관람료는 무료다. 

현재 강진미술관은 김 관장이 소장한 미술작품 280여점 중 115점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추사 김정희 글씨와 겸재 정선의 그림 등 국보급 작품을 포함해  소치 허련, 송용, 박만수 등 유명 화백 작품과박래천, 라병주 등 북한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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