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진정한 복지는 작은 관심에서부터
[기고] 진정한 복지는 작은 관심에서부터
  • 강진신문
  • 승인 2018.09.0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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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경 _ 군동면사무소

맞춤형복지 사례관리란 '우리 주변의 이웃에게 필요한 욕구를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간단히 정의 할 수 있다.
 
군동면에서 맞춤형 복지사례 업무를 맡은 지 9개월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대상자를 발굴하거나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기에 도움을 주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4월 면사무소에 상기된 얼굴로 복지이장님이 방문하셔서, 마을에 혼자사시는 분이 계시는데 도저히 사람이 살고 있는 집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당장이라도 함께 방문을 하자고 하셨다.
 
이장님과 함께 찾아간 집은 대문부터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고, 풀들이 우거져 집안에 들어가기 조차 힘겨웠다.
 
어렵사리 들어간 방안은 퀴퀴한 냄새와 함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인분, 책, 옷가지, 이불, 기타 생활용품으로 인해 앉기 조차 어려웠으며 별도의 주방이나 세면시설도 없었고, 추운 겨울도 전기장판하나로 버틴 듯 했다.
 
대상자는 2년 전까지는 소득활동을 하며 생활했으나, 건강악화로 직장을 그만두고 모아놓은 돈으로 그동안 생활을 하다 현재는 병원 치료비조차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결혼은 하였으나 이미 오래전 가족과 단절되어 있었으며, 가끔 여동생의 도움을 받았으나 왕래가 거의 없는 상태였다.
 
먼저 집안정리가 가장 시급하다 판단하여 자원봉사단체와 연계하여 청소를 추진하려 하였으나, 지하수는 오래전 고장 나 사용 할 수 없었다. 긴급하게 상하수도사업소와 연계하여 수도시설을 설치하려 시도하였으나, 타인의 집으로 집 주인이 사용승낙을 해주지 않아 수도시설 설치가 무산되었다. 30도가 넘는 폭염에 씻지도 먹지도 못하고 있어 복지이장님 집의 상수도를 호스로 연결해 사용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주변에 혹시 대상자가 살 수 있는 집이 있는지 백방으로 찾아보았으나, 적당한 곳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타 지역에 생활하는 여동생에게 대상자의 생활환경과 긴급 상황에 대해 상담하며 주거지 이동이 필요함을 요청하는 등 가족들에게 관심을 갖도록 하였다.
 
또한 우리 면에는 주거할 수 있는 주택이 없어 기초생활수급자로 책정되어 지원받는 생계급여로 다른 면에 원룸을 구하게 되었고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 등을 지원 받아 밥도 해서 드시고 더울 때면 씻을 수도 있게 되었다.
 
주민들의 도움으로 폐가구이지만 책과 옷가지를 넣을 수 있는 책장과 옷장을 지원 받았으며, 가족과의 왕래로 외롭지 않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사회와 단절된 채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생활하던 대상자에게 복지이장님의 작은 관심은 단순히 도움의 손길이 아닌, 이웃에게 불어넣어준 생명의 숨결이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스스로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거나, 도움을 청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관심이지만 절박한 누군가에게는 생명이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이 복지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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