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여고생 끝내 주검으로..."
"실종 여고생 끝내 주검으로..."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8.06.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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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8일 만에 도암 야산서 발견... 살해 동기나 방법 등은 여전히 의문

■국과수, "1차 부검, 사인 불명"

도암면 지석리 야산에서 발견된 시신의 신원이 지난 16일 실종된 여고생 A양(16)으로 25일 최종 확인됐다.

경찰은 전날 오후 2시 53분께 도암면 계라리 매봉산 8부 능선 수풀에서 A양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상에서 50m아래인 해발고도 200m지점이다. 사건의 용의자인 B씨(51)씨의 차량이 목격된 곳과 직선거리로는 약 300m정도 떨어진 곳이다. 험준한 산세를 타고 이동하면 1km정도 되는 거리다.

강진경찰에 따르면 시신 옆에는 옷가지나 흉기 등이 발견되지 않았고 입술에 바르는 화장품만이 수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신은 얼굴과 정확한 키를 눈으로 판별하기 힘들 정도로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여고생의 머리카락이 훼손된 것 같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된 상황이다.  

광주국립과학연구원은 A양에 대한 1차 부검 결과 사인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소견을 경찰에 보냈다. 골절 등 뚜렷한 외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진경찰서 김기식 수사팀장은 "시신에서 범인을 추정할 수 있는 DNA성분을 확인하고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정밀감식을 진행 중에 있다"며 "좀 더 구체적인 부검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2~3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A양의 장례식은 지난 26일 강진의료원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경찰, "사건 실체 밝혀 낼 것"

A양의 유력한 살해용의자로 B씨가 지목되고 있지만 살해 동기나 방법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A양이 어떻게 숨졌고 사망시점이 언제인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A양이 가파른 산기슭까지 어떻게 간 건지도 풀어야할 과제다.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B씨는 숨진 상태다. 이 때문에 경찰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게 된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사건이 국민적 관심이 높은데다 피해자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도록 사건의 실체를 밝혀낸다는 입장이다.

이 혁 강진경찰서장은 지난 24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유력한 용의자인 B씨가 숨진 채 발견됐지만 수사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강력 사건과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 집중 감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B씨의 차량에서 나온 낫과 개 사료, 목장갑, 불에 태운 물건 등에 대해서 정밀 감식을 벌이고 있는 만큼 결과를 토대로 사실을 파악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B씨 차량과 주거지에서 찾은 물품 중 차량 트렁크에 보관됐던 낫의 칼날과 손잡이 사이 자루에서 A양의 DNA를 확인했다. 다만 혈흔이 아닌 땀과 같은 상피세포여서 낫이 직접적인 살해 도구였다고 보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A양 실종 당일 오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차량 트렁크에서 낫과 배낭을 꺼내 차고지에 보관했다. 배낭은 텅 비었으며 A양의 DNA는 발견되지 않았다. 공범여부에 있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공범 개입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B씨의 전체적인 동선에서 제3의 인물을 만났거나 접촉한 정황 등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진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A양의 휴대전화와 지갑, 시계, 옷과 신발 등 유류품을 찾기 위해 150여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며 "B씨의 행적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CCTV분석도 계속해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민들은 사건의 명확한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경찰이 전후 사정을 명백하게 밝혀서 차후에 유사한 재발 사건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이는 경찰만의 역할이 아닌 지역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할 사회적 문제다"고 목소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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