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신풍마을 진입로 묘지의 경우
[사설 1]신풍마을 진입로 묘지의 경우
  • 강진신문
  • 승인 2004.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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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중에 마을진입로 입구에 섬처럼 남게 된 강진읍 신풍마을 입구 묘지는 묘지문제가 어떻게 우리곁에 다가 올 수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족들에게 삼재(三災)가 들어 3년만 묘지를 그 자리에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는 후손들의 목소리는 오히려 착한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정도로 들린다. 그러나 후손들의 호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군의 처지는 묘지관련 법을 집행하는 주무기관으로서 원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일 뿐이다.

물론 이 묘지가 수십년은 더 된 묘지로 보이고, 이번에 도로를 낸 부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묘지는 이미 시공을 초월해 우리생활에 접근해 있다. 하나씩 하나씩, 이번만 이번만 해오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고,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태산보다 높은게 지금 강진군 묘지행정의 현실이다.

이번 일이 조그만 마을진입로 개설과 연관된 일이여서 다행이지 강진의 중요한 획을 긋는 사업과 관련된 일이었으면 어찌 됐겠는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적절한 대책이 따로 있었겠지만 현재 강진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불법묘지는 앞으로 강진의 핵심적인 개발사업마저 발목을 잡을 정도로 강대해 지고 있다.

묘지문제는 어찌보면 아주 착한 마음들과의 싸움이다. 조상님 잘 모시고 가능하면 후손들도 음덕을 입겠다는데 그보다 순수한 소망도 없을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소망이 과대해져 엄청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제재할 법이 제정됐고 자치단체에 칼자루도 쥐어준 것이다.

착한마음들에게 매정한 법을 적용해야 할 상황은 이미 오래전에 도래했다. 강진군은 어찌된 노릇인지 이 싸움을 포기하고 있어 오늘도 도로주변에 불법묘지는 늘어만 가고 있다. 지금 주민들은 묘지와 이웃해야 하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 이 현실을 누가 막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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