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작은 산골학교에서 키우는 무한한 희망의 씨앗
[기고] 작은 산골학교에서 키우는 무한한 희망의 씨앗
  • 강진신문
  • 승인 2018.06.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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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준_강진군청 친환경농업과

강원도 산골마을 초등학교의 폐교를 막기 위해 백발성성한 마을 어르신들이 뒤늦게 초등학교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신문을 통해 접하게 됐다. 정든 학교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만학도가 되어 등굣길에 나서는 어르신들의 사연이 마음을 짠하게 했다.

폐교 직전의 위기를 이겨낸 우리 강진군의 옴천초등학교의 이야기가 더욱 화제가 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단순히 폐교의 위기를 극복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일명 '농촌유학'이라 불리는 역발상을 통해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 시켜 강진으로 학생들의 유입을 점점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옴천초등학교는 청정산골 옴천면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 지역사회 발전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작은 산촌 학교다. 90년 이상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지만 도시에 비해 열악한 환경과 인구의 자연감소로 인해 학생 수가 점점 줄어 2013년 학생 수 9명으로 폐교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2018년 현재, 옴천초등학교는 북삼면(작천, 병영, 옴천)에 위치한 초등학교 중 학생 수가 가장 많은 학교가 됐다. 학생 39명과 유치원생 11명이 다니고 있으며, 학생수가 적어 복식수업을 했던 곳이 2015년부터는 학년별로 학급을 꾸리게 됐다. 17년간 공석이었던 교감도 부임했다. 교사도 9명으로 늘었다.

옴천초가 되살아난 가장 큰 배경은 '농촌유학' 혹은'산촌유학'이라 불리는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 덕분이다. 농촌유학은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생경한 개념이다.

유학이라고 하면 흔히 해외나 대도시 학교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농촌유학은 도시 아이들이 산촌학교에 다니면서 친환경 건강교육, 힐링교육, 문화·예술·감성교육을 받는 교육프로그램이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부모를 떠나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면서 산촌학교에 다니는 장기 체험활동 프로그램이다. 힐링, 웰빙이 대세인 요즘 아이가 잠시라도 자연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도시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아이 교육을 위해 시골에서 지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옴천초등학교에는'반딧불이 마을학교'라는 대표적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있다. 교사와 학부모가 교육기부로 저녁 7시까지 독서교실을 운영하고, 영어·중국어·일본어·공예·놀이수학 등을 가르친다.

학원 역할은 물론 학생들을 저녁까지 돌봐줘 맞벌이 부부가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해준다. '농촌유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통해 아이들이 산촌의 청정자연 속에서 생활하면서 감수성과 창의성을 기르고 내면의 성장을 돕는 소중한 시간을 통해 자아를 형성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농촌유학'프로그램은 지역사회와 구성원들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옴천면 출신 학생들은 도시에서 온 새로운 친구가 생겼고 지역사회는 젊은 주민과 학생들이 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도시에서 온 학생들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아토피를 앓던 학생이 건강을 되찾았고, 읽기·쓰기·덧셈하기에 문제를 보였던 4학년 학생은 전학 온 지 1년 만에 이 모든 과정을 마쳤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던 학생은 1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옴천초등학교의'농촌유학'프로그램은 강진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소중한 미래 자원이다. 군민들의 지지, 학부모와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로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한한 가능성의 바다를 열어줄 우리 강진의 새로운 미래가 이곳 옴천 초등학교를 통해 희망의 싹을 틔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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