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2]늘 그리운 아버지께
[사랑의 편지2]늘 그리운 아버지께
  • 문화부 기자
  • 승인 2004.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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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훈<강진읍 동성리>

대지는 빠르게 초록 빛깔로 물들어가고 아버지의 머리는 나무 위에 눈이 쌓이듯 하얀 빛깔로 변해갑니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 읽은 어떤 친구의 동시에'아버지 얼굴은 논고랑 얼굴''어머니 얼굴은 밭고랑 얼굴'이라고 표현한 시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제 보니 아버지의 얼굴도 세월을 따라 이마에 얼굴에 굵은 주름들로 가득합니다.
세월은 이렇듯 화살처럼 빨라 제 나이도 이제 30대 후반이 되었고 언제나 그대로일 것 같던 아버지의 30대가 대신 저에게 이어졌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 가졌던 파란 꿈들이 마음 속에 그대로 간직되어 있듯 아버지의 유년의 꿈도 가슴 속에 고이 남아 있으리라 믿어 봅니다.

파란 하늘과, 5월에 느끼는 고운 빛깔의 꿈들이 지금의 아버지를 만들어 주었으니 말입니다.어릴 적 제가 기억한 아버지의 모습은 작은 방안에서 열심히 도자기를 만들던 모습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주전자에 새끼 꼬듯 흙을 말아서 손잡이를 붙이던 기억도 나고 ,문양에 상감을 넣던 모습도 생각납니다.

사람들은 아버지의 삶을 일컬어 외길인생이라는 표현을 합니다.한 길을 걸으신 지 40여 년이 되었으니 그럴 법도하지요.강산이 벌써 몇 번 바뀌었을 긴 세월입니다.힘들게 참아 온 인내의 세월이 그 기나긴 시간 속에 담아져 이제는 푸른색 청자로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하나의 작품에서 저는 아버지의 인내와 끈기와 그리고 수 십 년 간직해 온 아름다운 꿈을 봅니다.햇살이 눈부신 5월이면 늘 아버지가 생각납니다.가까이에 계셔도 말입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는 서정주 시인의 시처럼 난 늘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살겠습니다.아버지가 오랜 세월 간직하며 살아온 푸른 꿈과 더불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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