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약초, 천문동을 아시나요?
신비의 약초, 천문동을 아시나요?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8.03.23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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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량 배방섭씨, 종자 키워 5년 만에 첫 수확 눈길

가래 등 기관지염에 탁월...수도권서 주문 잇따라

"천문동(天門冬),말 그대로 하늘의 문을 열어 주는 겨울 약초라는 뜻이지요"
 
지난 20일 칠량면 영동리 한 작업장. 1톤 트럭 적재함에 가득 실린 희귀한 생김새의 작물에 대해 묻자 농장주 배방섭(50)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설명을 이어갔다. 모양새는 흡사 작은 고구마처럼 생긴 덩이가 여러 개 매달린 형태였고 맛은 달면서도 쓰며 식감은 아삭한 것이 마치 생무를 씹는 듯 했다.
 
천문동은 대중적으로 낯익은 작물은 아니지만 예부터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배출하며 해독과 피로 해소에 탁월하기로 약초꾼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는 것이 배 씨의 설명이다. 배 씨는 강진에서 꽤나 이름 있는 약초꾼으로 불린다. 부친의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약초에 눈을 뜨게 된 덕분이다. 부친 배상화 옹은 올해 91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약초를 캐고 다닐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배 씨는 아버지가 천문동을 자주 드셨다고 기억했다. 섭취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이 맑아져 곧 신선처럼 하늘에 오르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도 부친으로부터 전해들은 지식 중 하나다. 배 씨는 "천문동은 기관지염 등으로 끈적한 가래가 나오거나 잘 배출되지 않고 열이 있으면서 오래도록 해소가 지속되는 데에도 주로 사용돼 왔다"고 덧붙였다.
 
천문동을 두고 동의보감에는 '몸 한쪽에 감각이 없는 것을 치료하며 골수를 보충해주고 폐를 튼튼하게 하여 한열(寒熱)을 없애준다'고 기록돼 있다.
 
배 씨에 따르면 천문동은 과거 서남해안 일대에 많이 자생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현재는 말린 것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는 추세다. 배 씨가 선보인 천문동은 지난 2013년도 특용작물 사업의 일환으로 강진군으로부터 모종을 제공받아 심은 것이다. 그러니까 5년 만에 캐낸 첫 수확물인 셈이다.
 
배 씨는 야생 약초가 거의 고갈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지난 2015년도 산을 개간하여 661㎡(200평)면적에 천문동 종자를 심고 본격적인 재배에 나섰다.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농산물 인증도 추진 중이다.  
 
입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전국에서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수확량 1.2톤 중 400㎏은 이미 판매가 끝났다. 대부분이 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해 인천과 대전 등지로 팔려나갔다.
 
배씨는 "천문동은 서남해안의 토양과 기후에 적합한 작목으로 활용가치가 다양한 작물이다"며 "지역 고소득 작목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천문동 가격은 생것은 ㎏당 2만원에 거래되며 말린 것은 600g기준 4만원이다. 구입 및 문의전화는 010-9410-9098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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