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붙으면 대형화재'… 들녘화재 주의보
'한번 붙으면 대형화재'… 들녘화재 주의보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8.03.09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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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 태우기·영농 잔재물 소각 부주의가 전체 74%차지

강진소방서는 봄철을 맞이해 논·밭두렁 태우기 또는 쓰레기 소각 부주의에 따른 화재출동이 급증함에 따라 임야화재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지난달 26일 오후 1시24분께 도암면 도암신리길 한 들녘. 시뻘건 불길이 무서운 기세로 일렁이고 있는 가운데 소방관들은 연신 물을 뿌려대며 진화에 안간힘을 쏟았다. 들녘이 바짝 말라있던 데다 바람도 간간이 불다보니 불길은 순식간에 인근 태양광발전시설로까지 퍼져갔다.

현장에는 16대의 장비와 소방인력 90명이 저지선을 구축하며 진화작업을 벌였고 급기야 소방헬기까지 투입됐다. 화재는 30분 동안 진화작업을 펼친 끝에 겨우 불길이 잡혔다. 이날 불로 태양광시설모듈 5천300장 가운데 2천여장이 소실되면서 소방서추산 87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소방서 조사 결과 이날 화재는 인근 주택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다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각 부주의로 불씨가 잡풀로 옮겨 붙으면서 들녘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강진소방서 관계자는 "최근 논·밭두렁 태우기를 비롯해 영농 잔재물 등을 안전조치 없이 태우다가 대형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면서 "대다수가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경우이고 그로 인해 재산피해가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가 건조해 작은 불씨라도 자칫 주위의 임야나 축사 혹은 비닐하우스 등으로 옮겨 붙게 되면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강진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동안 강진지역에서 화재로 인한 피해 발생 건수는 10건을 넘어섰다. 1월 발생량까지 합하면 30건에 가깝다. 이틀에 한번 꼴로 화재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피해금액은 소방서추산 1억 원을 넘어섰다. 오인신고로 인한 소방장비 출동 횟수까지 합하면 경제적 손실비용은 배 이상 된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올 들어 최근 두 달 동안 강진소방서의 화재 출동 건수는 총 54차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8.75%증가했다.

전라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에서는 총 2천963건의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임야화재는 529건으로 전체 화재건수의 17.8%를  차지했으며 이로 인해 5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강진지역에서는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월별 임야화재 발생 건수는 3월이 13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6월 87건, 5월 77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화재 원인으로는 쓰레기 소각이 255건으로 전체의 48%를 차지했고 논·밭두렁 태우기는 26%로 그 뒤를 이었다.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화재발생 대부분은 개인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쓰레기 소각은 소방서에 신고 후 마을에서 공동으로 진행하고 논·밭두렁 태우기는 해충구제 효과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만큼 행위를 자제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소방당국은 논ㆍ밭두렁 태우기는 오히려 해로운 병해충보다는 병충해의 천적인 거미 등이 오히려 많이 희생돼 농사짓는 데 불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태우는 방식보다는 볏짚 등을 2~3등분으로 잘라 뿌려준 뒤 갈아주는 것이 영농에 효과적이라는 의견이다.

전라남도소방본부는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많은 날씨가 잦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오는 5월까지 대형화재 예방과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봄철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특히 이달 한 달간 학원, 독서실, 청소년수련시설 등에 대한 소방특별조사를 해 소방시설 전원 차단,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를 중점 조사할 방침이다. 또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 키즈카페, 테마파크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불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여 피난·방화시설 유지관리 사항, 소방시설 임의차단 및 폐쇄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대형 공사장에 대해서도 임시소방시설 설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전남소방본부는 봄철 학생들의 안전한 수학여행을 위해 학교에서 사전에 숙박시설 안전지도를 요청할 경우 소방서에서 안전지도 후 그 결과를 통보해주는 '안심 수학여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봄철에는 부주의 화재가 대부분인 만큼 지역민들의 세심한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며 "앞으로 소방안전교육과 함께 엄격한 소방특별조사로 화재를 선제적으로 예방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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