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영하 12.7도까지 떨어졌다
강진, 영하 12.7도까지 떨어졌다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8.01.1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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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고장'별칭 무색할 만큼 강추위... 한파 한차례 더 올 듯

강진지역에는 지난 10일부터 이틀 동안 10㎝넘는 제법 많은 눈이 내렸다. 지난 2016년 이후 2년 만에 찾아든 폭설이다. 지난 11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최고적설량은 16㎝를 기록했고 이틀 동안 평균 적설량은 14.5㎝를 나타냈다.

최저기온이 영하 13℃가까이 떨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12일 오전 강진지역 최저기온은 12.7℃로 기상청이 강진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추워도 너무 춥다"… 관측 이래 최저기온

최근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씨가 좀처럼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강진은 제주와 더불어 따뜻한 남쪽지방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지만 올해는 영 딴판이다.

기상청이 밝힌 국내기후자료에 따르면 강진지역의 경우 지난 12월 한 달 동안 최저기온이 영하를 기록한 날은 모두 28일로, 12월 10일과 24일, 30일을 제외하고는 영하로 뚝 떨어졌다. 지난 2016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일이나 많은 횟수다.

특히 영하 5℃이하로 떨어진 날은 모두 9차례를 보였고 12월14일은 영하 7.1℃까지 떨어지며 2012년도 이후 12월 들어서는 가장 추운 날을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기온이 영하 5℃이하로 떨어진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1월 동장군의 기세는 더욱 매섭다. 지난 16일 기준,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은 모두 15일로 1월8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0℃아래를 기록했다. 특히 12일 최저기온은 영하 12.7℃로 기상청 관측이 이뤄진 지난 2009년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을 나타냈다. 11일과 12일에는 낮 최고기온마저 각각 영하2.7℃와 영하2.5℃를 기록하며 한파가 절정을 이뤘다. 작년 겨울 낮 최고기온이 영하에 머문 날 또한 단 하루도 없었다.   

한편 기상청은 찬 대륙성기압의 영향으로 오는 24일 전남지역에 한 차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하고 있으며 강진지역의 최고기온이 영하에 머물 것으로 보여 한 차례 더 한파가 몰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사건·사고 잇따라... 실종 치매노인 폭설에 숨져

계속된 눈과 한파로 각종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9일부터 12일까지 모두 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9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량에서는 치매를 앓던 70대 노인이 실종 신고 하루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됐다.

지난 11일 오후 6시33분께 마량면 한 저수지 근처 농수로에 A(여·79)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 치매를 앓고 있는 A씨는 전날 오후 7시10분쯤 가출 신고가 된 상태였다.경찰관과 소방대원, 이웃마을 주민들까지 A씨를 찾기 위해 나섰지만 많은 눈이 내려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발견 당시 A씨 몸 위로는 2㎝가량 눈이 쌓인 상태였다고 강진소방서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A씨가 폭설 속에서 길을 헤매다 저체온증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교통 사고 소식도 이어졌다. 지난 13일 오후 1시32분께 성전면 월평리 소재 한 도로에서 승용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도로 옆 옹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B(52·52)씨가 목과 가슴 등을 다쳐 해남 소재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12일 오전 8시53분께 읍 송전리 인근 국도 2호선 도로에서 성전에서 강진읍방면으로 가던 스타렉스 승합차와 투싼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며 추돌했다. 이 사고로 C씨(62)씨가 부상을 입고 강진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빙판길 낙상환자도 속출했다. 지난 11일 군동면 내동길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D(여·88)씨가 밖을 나섰다가 빙판길에 넘어져 크게 다쳤으며 12일에는 군동면 쌍덕리에 거주하는 E(여·77)씨가 낙상사고로 고관절이 탈구되는 큰 부상을 입는 등 11일부터 나흘 동안 주민 8명이 빙판길 낙상사고로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지난 11일 오전 9시께 군동면 덕천리 한 마을회관 앞에서는 제설용 1톤 트럭 적재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운전자의 초기 진화 덕분에 큰 불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일부 물품 등이 소실되면서 소방서추산 2백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강진소방서는 적재함에 실려 있는 염화칼슘살포기의 엔진 커버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상추 20%, 갈치 13%'... 한주 새 가격 급등

매섭게 몰아친 기습 한파로 농작물 생산에 제동이 걸리면서 연초 장바구니 물가까지 들썩거리고 있다. 상추 등 채소류는 강추위에 따른 생육악화로 가격이 치솟고 있고 수산물은 품목별 순환 상승세가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강진군이 집계한 농수축산물 가격동향 조사내역에 따르면 상추 가격은 500g당 평균 3천600원으로 한주 사이 20%가 급등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무려 50%가까이 폭등했다. 풋고추(상품·1㎏)와 감자(상품, 1㎏)값도 일주일 만에 각각 13.8%, 21.4%오르며 두 자릿대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여기에 무와 마늘 등의 채소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진읍시장 관계자는 "이번 한파와 폭설로 채소가격 상승세가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비닐하우스 재배 채소류나 노지 작물 모두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산물가격도 심상치 않다. 이달 초 50%이상 급등세를 나타냈던 갈치(60㎝)는 1만1천원으로 올해 들어 한 주 사이 13.7%가 또 올랐다. 명태(40㎝)와 고등어(30㎝)는 마리당 평균 3천167원과 2천833원으로 전주 대비 각각 5.5%와 6.2%씩 오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기습 한파로 인한 장바구니 부담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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