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나이가 가까워지면 "기록은 기억력을 지배한다."라는 말이 새삼 실감이 나게 들려오는 것은 우리의 기억력이 나이가 들수록 쇠퇴하기 때문일 것이다. 제아무리 천재라도 엄청난 양의 자료들을 모두 저장하거나 기억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복잡하고 다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필요하고 중요한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방법은 없을까?

불우한 유년기와 문제아로 낙인찍힌 청소년기를 보내고 비전을 찾지 못해 한때 방황하는 삶을 살았던 저자 유근용이 쓴 「메모의 힘」은 이러한 우리들의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 주고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서 메모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등을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개인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메모장에 기록해놓은 뒤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필요할 때 찾아 활용하면 수많은 상황에 지혜롭게 대응할 수 있다"는 평범하고도 지극히 당연한 작가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평소 우리가 메모에 소홀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메모의 힘」은 5장 29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 <삶을 변화시키는 메모의 시작>에서는 메모에 관하여 앞서 저술한 저자들과 책들을 소개하며 메모의 중요성에 대하여 알려주고 있고, 메모는 습관화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메모의 힘 / 유근용 지음

"연구결과에 따르면, 역사상 천재로 불렸던 인물 300명 중 대부분이 메모광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역사가 증명하듯 메모를 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 살아남지 못한다. 메모를 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메모를 꾸준히 해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충고는 메모의 힘을 다시 한번 공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새벽녘 구름사이로 솟아오르고 있는 붉은 태양처럼 사람의 기억력이 또렷하다면 우리의 삶은 어떠할까?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억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서서히 드리우는 땅거미처럼 어두워져 가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자위하며 당연시하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서글픔이 남는다. 더욱이 잊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을 때는 더 그러할 것이다. 둔필승총(鈍筆勝總, 둔한 필기가 총명한 머리를 이긴다), 적자생존('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이 유일한 대안이 아닐까 싶다.

오로지 편안함과 빠름이 존경받고 있는 디지털시대에 조금은 불편하고 어느 정도는 늦더라도 기록하는 습관을 지녀보자. 거창하고 역사적인 사건도 좋고 아주 귀중한 언약도 좋겠지만 오늘 내가 지출한 커피 값, 교통비 등 시시콜콜한 것을 메모하며 하루를 되돌아보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을 것이다. 「메모의 힘」이 기록하는 아름다운 습관의 첫 벗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