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송이가 나비처럼 날립니다. 눈 내리는 겨울밤이어서 인지 이도 아니면 내년에 있을 큰일 때문이어서인지 일찍 잠을 드는 제가 잠을 잠시 미루고 마음 한켠에 담아 두었던 지난 짧은 5년 6개월간의 일들을 조심스럽게 끄집어내어 봅니다. 내 영혼에 낙인처럼 찍혀져 있는 사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갑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사람이 찾는 강진을 만들고 지역경제를 살려보고자 하는 절박한 심정에서 모두에게 생소했던 4대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추진한 일이 맨 먼저 떠오릅니다. 이제 효자상품이 되었기에 웃을 수 있지만 속깨나 썩은 것도 사실입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학습장인 푸소체험은 100여회 동안 8천 여명이 다녀갔고 수학여행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마량에 가고 싶다~"라는 노래와 함께 마량놀토수산시장에는 27만명이 다녀갔습니다.
 
농수산물 판로 개척을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초록믿음 사업은 362농어가가 참여해 올 한해만 71억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사업의 참신함과 실효성을 인정받아'2017년 전라남도 농산물 유통·식품업무'부문에서 강진군이 최우수상을 수상하는데 크게 일조했습니다. 수많은 타 지자체들의 모범도 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오감통 음악창작소 사업은 우리 군을 음악과 문화의 고장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뿐이겠습니까? 007작전을 방불케 했던 전라남도공무원교육원을 유치했던 일, 가우도를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시켰던 일, 세계모란공원사업, 사랑의 석문공원사업 등 돌이켜보면 어느 사업 하나 쉬운 게 없었지만 위대한 군민들의 지혜와 열정, 공직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진정 고맙고 감사할 일입니다.
 
하늘하늘 내리던 눈이 쌓여 내일 아침 도로가 미끄러워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겨울엔 눈이 와야 제 맛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어느 덧 저의 상념은 시계바늘에 떠밀려  지난 3,4년간 혁신의 둥지를 만들었던 기억 속에서 나와 도약의 첫해인 '강진 방문의 해'였던 올해 2017년으로 돌아옵니다.
 
깊어진 봄 가뭄에 애간장을 태웠던 기억이 먼저 떠오릅니다. 바짝 마른 논바닥 마냥 제 속도 같이 타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농민들이 서로 협심하고 군이 도움의 손길로 끌어주니 공공비축미 특등급이 작년 28%에서 올해 47%로 오히려 대폭 증가했습니다.
 
차가운 눈바람을 이겨낸 꽃망울이 더욱 영롱하듯 모두가 합심해 봄 가뭄을 이겨내고 만든 기적 같은 결과에 참 많이 행복했던 한 해였습니다.
 
K-pop축제, 남도음식 큰잔치, 강진만 춤추는 갈대 축제 등을 통해 66만 여명의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 쾌거를 이룬 '남도답사 1번지 강진'의 명성을 더욱 빛낸 한 해였습니다.
 
행복했고 빛났던 일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세모 무렵에 터진 2017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는 대미를 장식하였습니다. 도내 군단위에서 4년 연속 높은 등급으로 '청렴강진'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심어준 것, 특히나  군민들이 직접 평가를 내린 외부청렴도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은 충분히 뽐 낼만한 한 해였습니다. 군민과 공직자들이 지역을 사랑하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군민여러분! 행불무득(行不無得)이란 말이 있습니다. 행하지 않고서는 비판과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그 무엇도 얻는 게 없습니다. 지난 3,4년간의 혁신의 기간 동안도 그러했고 도약의 첫해도 그러했듯이 내년에도 생각을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더 도약하고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진의 저력을 다시금 한데 모아서 관광객이 스스로 찾아오고, 강진의 농수산물이 저절로 잘 팔리는 안정된 강진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무술년 새해에는 모든 군민들께서 눈꽃만큼 예쁘고 고운 소망 꼭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다가올 봄을 가득 채우기 위해 가진 것 비워낸 '겨울의 몸무게'처럼, 꽉 찼던 2017년이 비워진 자리에 군민 여러분과 동료 공직자 여러분 가정 가정에 화평과 행복의 꽃을 활짝 피우시길 기도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겨울몸무게

애써 키운 것도
나눠주고 나니,

몸무게 가벼운 풀
몸무게 가벼운 들판
몸무게 가벼운 나무

겨울은 몸무게가
가볍다                           - 우점임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