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구 문제는 답이 있다
[기고] 인구 문제는 답이 있다
  • 강진신문
  • 승인 2017.12.0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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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경 ㅣ 강진군청 인구정책팀

올해 상반기 어느 쯤엔가 7월 정기인사 때 인구정책팀이 생긴다는 말이 들렸다. 그 소식에 처음 든 생각은'인구정책팀이라니, 답 없는 업무일 거 뻔하네. 나만 아니면 좋겠다'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리고 7월,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 내가 바로 그 인구정책팀의 팀원이 된 것이다. 눈앞이 깜깜했다.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도저히 감이 안 오는 업무. 팀장님과 나는 7월 한 달을 공부하는 데 시간을 썼다. 우리나라와 전라남도, 강진군의 인구 통계와 인구 구조, 다른 나라와 다른 지자체의 우수사례와 우수시책, 보도 자료를 통한 인구문제의 현황들.
 
인구 문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특히 전라남도, 그 중에서도 농어촌지역인 우리 강진군은 이대로 손 놓고 있기에는 '인구절벽', '인구소멸위험지역'이라는 무시무시한 수식어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붙어버린, 말 그대로 인구 문제에서만큼은'위험'지역이었다.
 
11월말 기준으로 강진군의 인구는 약 3만7천명이다. 1965년 12만8천여명으로 최고 정점을 찍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 그동안 꾸준히 큰 폭으로 감소만을 거듭해 왔다. 1987년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고, 2003년부터 65세 이상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현재 31.6%)에 진입했다. 2012년부터는 출산율이 2.1이하인 저출산지역(현재 1.71명)에 해당하게 됐다. 자료와 통계를 들여다보면 볼수록'답 없는 업무'라는 말이 자조 섞인 농담에서 진지한 확신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도 함께 하면 길이 보이고, 길이 열리는 법.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전국의 지자체가 모여 배우고, 토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수차례의 워크숍과 토론회에서 정부의 인구정책 방향과 다른 지자체의 현황과 사례들을 공유하고 공감했다. 이를 바탕으로 군은 인구감소 대응 워크숍을 갖고 관련 공무원을 대상으로 인구문제의 중요성과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함께했다.

또 인구감소 대응 신규시책 토론회 및 보고회를 통해 모든 부서에서 인구를 늘릴 수 있는 시책을 발굴했다. 그리고 더 참신하고 실효성 있는 시책 발굴을 위해 각 부서에서는 담당분야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지역 주민·전문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정책을 자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인구정책협의회도 얼마 전 위촉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짧은 시간이 흘렀지만 인구정책팀은 소위 답 없는 업무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고 쉼 없이 달리고 있다. 하지만 업무를 담당하며 매일 체감하는 것이 하나 있다. 인구문제는 한 두 사람의 전문가나 담당자로는 절대로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 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인구문제는'답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은 한 두 사람의 참신하고 기발한 생각이 아니라 군 공무원 전체, 우리 강진 군민 모두에게 있다.
 
우리 강진군은 저출산 지역이기는 하지만, 대도시보다 출산율이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은 인구유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도시에 나가지 않아도 살기 좋은 마을, 보육과 교육 자원이 풍부하고, 일자리가 많은 강진군을 만드는 것은 공무원의 할 일이다.
 
그렇다면 군민이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인구는 다른 말로 하면 '군민'이다. 군민은 강진군의 근본이자 존재 이유다.
 
군민이 있어야 강진군이 있다. 우리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강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본은 나와 우리 가족, 그리고 우리 이웃이 강진군민으로서 존재할 때 가능한 것이다. 고향을 지키고 사랑하는 첫 걸음, 내 삶의 터전인 강진에 주소를 갖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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