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는 걱정쟁이, 감사쟁이, 욕심쟁이
군수는 걱정쟁이, 감사쟁이, 욕심쟁이
  • 강진신문
  • 승인 2017.08.18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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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5회 강진청자축제를 마치고 -

강진원 군수
담긴 게 술이라면 세상 근심 잊게 만드는 신선주이고 차라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그윽한 감로차가 되고 마는 게 '청자'일 것입니다. 술잔과 찻잔엔 떠나간 임에 대한 애달픔, 다시 불러주지 않는 임금에의 한탄, 온갖 풍상에도 변하지 않는 자연에의 찬미, 오랜 벗과 나누는 정이 흠뻑 담겼을 테지요.
 
이 같이 갖가지 깊고 깊은 사연은 1천년동안이나 간직한 청자로 축제를 개최하면서도 군수는 걱정쟁이입니다. 날씨는 얼마나 더울 것인가, 태풍은 안 올 것인가. 사람은 많이 올 것인가. 청자는 얼마만큼 팔릴 것인가, 사건사고는 나지 않을 것인가, 있는 걱정 없는 걱정으로 마음이 닳아집니다. 다행히 찾아온 방문객이나 청자판매액도 만족할만하니 한시름 놓게 됩니다. 제 마음이 닳아져서 우리 군과 군민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면야 백번이라도 닳아지겠습니다.
 
군수는 감사쟁이입니다. 기간이 여름인지라 더운 거야 당연하다지만 올해의 경우 아침저녁으로 유달리 선선한 날씨도 감사한 일이요, 군민들께서 직접 풀어낸 재능 역시 놀랍고 감사할 일입니다. 신명난 사물놀이는 강진 들녘에 풍요를 약속했을 것이고, 하늘하늘 추었던 몸 사위는 강진의 꿈을 키워냈을 것이며, 영롱한 밤하늘에 울려 퍼졌던 노래는 기쁨과 행복을 나눠줬을 것입니다. 사실 축제란 것이 군민이 군민에 의해 군민을 위해 즐겁고 흥겨워하는 게 본연의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참으로 고맙고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할 일은 또 있습니다. 서울, 부산 방방곡곡에서 강진 향우 분들이 고향을 잊지 않고 매년 찾아주신 것, 강진군향토축제추진위원회 위원장님을 비롯한 모든 위원님들이 땀 흘려 준비해 주신 것, 800여 공직자 동료들이 휴일도 잊은 채 애써 주신 것, 타지사람에게 축제장이 썰렁하게 보이면 안된다며 하루에도 몇 차례나 찾아주신 군민들, 저에게는 큰 힘이며 군에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며칠간은 감사할 분과 감사할 일을 되새김하며 밤을 지새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군수는 욕심쟁이입니다. 끝나자마자 내년에 치를 청자축제로 머리를 질끈 동여맨 것을 보면 분명합니다. 빠른 시일내에 개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방문객을 더 오게 하는 방안은 무엇인지, 보강해야 할 콘텐츠는 없는 건지, 군민 여러분과 전문가, 공직자의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이와함께 올 가을 강진만 생태공원에서 열리는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와 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 세심한 준비를 기울이고 오는 2019년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도 완벽하게 수행할 것입니다.
 
하늘의 색인 듯, 바다의 색인 듯, 신비로운 청자의 비취색과 상감기법을 발굴해 낸 것이 우리 선조입니다. 지금 시대라면 노벨경제학상을 몇 번이나 받았을 것입니다. 위대한 선조들이 해냈듯이 하얀 도화지위에 '강진청자축제'만의 신비로움을 찾아서 다채롭게 채워 넣겠습니다. 획기적으로 변모된 축제장도 내년에는 꼭 선보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세운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습니다. 우리 강진군민이라면 해낼 수 있습니다. 거듭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온갖 정성과 마음으로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경의와 감사를 드립니다.
 
저의 행복한 마음을 조동화 시인의 시 '나 하나 꽃 피어'로 대신합니다.

나 하나 꽃 피어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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