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기 고려시대 꽃피운 은은한 비색에 담긴 '고려청자'
12세기 고려시대 꽃피운 은은한 비색에 담긴 '고려청자'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7.08.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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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청자감상법

도공들의 독창성, 수요자 사상·문화는 문양·형태로 표현
11세기말~12세기 전반 동물·식물모양 상형청자 제작

문화체육관광부선정 2017 최우수축제 강진청자축제에서 만나는 고려시대 천년의 역사를 품은 강진청자는 우리나라의 자랑이자, 청자의 우수성을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강진청자를 감상하기 전 고려청자의 역사적 배경 등에 대해 알고 보면 청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역사, 청자가 지니고 있는 특성에 대해서 아는 시간이 될 것이다.
 
청자를 빚어내던 고려 도공들의 최고의 목표는 청명한 가을 하늘 빛깔인 비취색 구현이었다. 청자를 감상할 때는 비취색의 아름다움을 먼저 감상해 보자. 도공들이 구현하던 빛깔이 청자에 승화되었고, 청자를 굽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조금은 탁한 비취색에서 맑고 밝은 비취색으로 발전하였다. 또하나 강진청자에서 감상할 것은 표면에 장식된 문양들이다. 고려청자에 시문된 문양은 그당시 수요자들의 사상과 문화적 취향이 잘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청자에 주로 시문된 문양으로는 반복적이고 기하학적 문양인 연꽃문, 국화문, 당초문, 보상화문, 초화문 등과 서정적이고 낭만적이며 청진한 생활의 염원이 깃든 운학문, 포류수금문, 포도동자문 등이 있다.

■청자의 대표적인 상감기법
고려청자의 천년을 잇고 있는 강진청자에서 상감기법. 금속공예나 나전칠기의 입사기법을 자기에 응용한 상감기법은 고려도공들의 독창성이 잘 나타나 있는 대표적 장식기법이다. 회화적 아름다움을 높이기 위하여 무늬를 새기고 자토와 백토를 입사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청자의 절정기에 나타난 형식이 상감청자로 상감기법은 처음에는 나전칠기와 금속공예에 사용되던 기법이었다.
 
상감청자의 출현으로 고려청자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해 유약은 얇고 투명해져서 파르스름한 유약을 통해 상감무늬가 선명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고려청자는 세계적인 명품으로 고려초기에는 비색이 가장 아름답고 조형감각이 특히 뛰어난 순청자(純靑磁), 중기에는 세계 초유의 상감청자(象嵌靑磁), 후기에는 이외에 철사(鐵砂) 등으로 그림을 그려 장식하는 회청자(繪靑磁 )가 유행하였다. 12세기 전반기에 상감무늬가 나타난 이후에는 상감청자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색이 들어간 진사채가 곁들여지게 된다.

■고려청자의 역사적 배경
고려시대에는 단군숭배의 전통적인 토속신앙과 불교, 노장, 풍수도참 사상 등을 바탕으로 청자를 주로 생산하였고 12세기 전반에 비색 순청자로서 유례가 없는 독특한 특색을 나타냈다. 특히 우리나라 도자사에 있어서 토기에서 자기로의 이행은 커다란 혁신이라 볼 수 있다.
 
자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릇을 만드는 바탕흙이 점토에서 자질(磁質 ,白土)로 바뀌고 유약은 회유(灰釉)대신 장석계 유약이 쓰이게 된다. 또한 높은 온도로 환원염 번조를 하기 위한 등요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제반여건들의 기반위에 중국청자 기술의 영향을 받아서 9세기 중엽 이후 청자가 만들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청자로 평가되는 것은 색깔, 형태, 문양 등이 매우 아름답고 제작기법의 정교한 양질의 청자이다. 양질의 청자는 초기에는 중국도자기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12세기부터는 고려적인 특징을 나타내기 시작하여 섬세하고 부드러운 곡선의 조형미를 지니게 된다.
 
11세기말에서 12세기 전반에 걸쳐서는 이러한 특징을 갖춘 동물이나 식물, 인물모양의 상형청자가 널리 제작되었다. 이처럼 다양하고 세련된 기형을 지니면서 푸른색의 유약은 광택이 은은하고 안정감을 주는 반투명의 비취색을 띠게 되었다.

■아름다운 조형미와 균형미
청자하면 아름다운 조형미와 균형미를 떠올리게 한다. 상감청자운학문매병은 팽창하는 듯한 양감이 아름다운 청자나 청자귀형주자처럼 잘 구성돼 있다. 우리 민족의 훌륭한 예술품인 고려청자는 주로 서남 해안에 분포되어 있었으며 가마에서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중국 도자기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12세기부터는 고려만의 특징을 나타내기 시작해 섬세하고 부드러운 곡선의 조형미를 지니게 된다.

■고려청자의 기물 형태·문양
섬세한 미를 대표하는 고려청자는 항아리, 주전자, 연적 등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매병은 전이 좁고 어깨가 둥글고 허리가 유연하게 곡선을 이루며 굽이 넓다. 정병은 주둥이가 길고 굽이 넒은 병이다. 고려청자에 시문된 문양은 그 당시 수요자들의 사상과 문화적 취향이 잘 나타나 있다. 시문된 문양 연꽃무늬·국화무늬·당초무늬 등은 서정적이고 낭만적이다.
 
또 청빈한 생활을 염원하는 마음이 깃든 운학무늬 등이 우수하다. 이외에 조롱박, 참외, 죽순, 용, 연꽃 등 우리의 자연을 소재로 한 여러 가지 무늬도 담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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