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그대 안에 있는 DNA, '이야기하고 싶은'
[서평] 그대 안에 있는 DNA, '이야기하고 싶은'
  • 강진신문
  • 승인 2017.06.1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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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김미진

우리가 그렇게 바라던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될지 역시나 그 나물에 그 밥이 될지 지켜보는 내 마음이 더 두려워지는 요즘 문재인 정부는 스토리가 있는 인물들을 속속 등용하고 있다. 측근정치에 시달린 대국민 서비스의 일환으로만 넘기기에는 각각의 스토리에 관심이 쏠리고, 약간의 우호적인 마음이 되기도 하는 것은 덤이다.
 
왜 스토리인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그것은 이야기가 가지는 특별한 힘이다. '그 속엔 항상 인간의 불완전한 존재가 숨어있고 끊임없이 사람과 연대하고 자존감을 찾으려는 인정투쟁이 숨어있다.'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세헤라자데는 이야기로 왕의 마음을 사로잡아 천 일 동안 목숨을 부지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신에 찬 왕의 마음을 치유하고 왕비가 되었다. 중년 여성들이 쉽게 막장드라마에 몰두하고 남자들이 야구중계에 빠져드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 『이야기의 힘』은 「EBS 다큐프라임-이야기의 힘」을 좀 더 구체적인 해설과 함께 엮은 책이다. <part1 이야기의 힘>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야기하고 싶은'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하여 매력적인 이야기의 5가지 조건으로 첫째, 탄탄한 구조, 둘째, 등장인물의 명확한 설정, 셋째, 반전이 가져다주는 묘미, 넷째, 비극을 이용한 공감대 형성, 다섯째, 아이러니의 활용으로 사람들이 스토리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고, 이야기로 세상을 움직이라고 일러준다. <part 2 이야기 직접 만들기>는 히틀러의 일화나, 할리우드에서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고 각색했던 거장들의 특별 인터뷰 등 명확한 예시를 통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실전 연습의 장이다.<part 3 스토리텔링의 시대>는 커플사과, 합격사과에 얽힌 에피소드나 오바마와 거지 이야기 등 소비자와 관객을 감동시킨 실제 사례를 포함 매혹적인 이야기에 대한 모든 것을 짚어 내고 있다.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 이야기의 힘EBS 다큐프라임 '이야기의힘' 제작팀 지음

 
그렇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가? 이 책에 언급된 헐리웃 시나리오의 거장 로버트 맥기는 "이야기란 인간이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한다. 제작팀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때로 '내' 삶에 없는 것을 보완해주는 판타지가 되고, 보잘 것 없는 '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해 주기 때문이라고 에필로그에 적고 있다. 정보와 기술로 가득 찬 디지털 시대, 4차 산업이란 신조어가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시대임에도 사람들이 오히려 정보가 아닌 이야기를 욕망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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