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척(盜蹠)에게도 철학이 있다
[기고] 도척(盜蹠)에게도 철학이 있다
  • 강진신문
  • 승인 2017.05.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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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만 · 전 의정동우회장

옛말에 욕심없이 사는 것이 삼정승보다 낫다고 했다. 욕심은 두발을 묶고 두눈을 가릴뿐이다. 마음을 비우면 여러 가지 가지지 못해 불행하다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자유로워 질 수 있다.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고 천길 적벽과 같이 강직하게 살아라"는 중국 청나라 대신 엄척서가 남긴 명언이다. 그는 사리사욕을 버리고 사심을 품지 않았기에 어떤것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강직하고 청렴한 관리이자 후대까지 총망받는 영웅으로 남을수 있었다.

박근혜 전대통령의 처절한 실패는 변화를 원하는 민심에 부흥하지 못함과 사리판단이 명확했더라면 시행착오를 하지 않았을텐데 외줄타기를 하다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오직 유권자가 변해야만 지도자가 바뀌고 대한민국의 정치적 체질개선이 될 것이다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과 고영태가 언론에 제보하지 않았다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영원히 그대로 지금까지 그냥 덮어지고 묻혔을 것이다. 정말로 끔직한 일이다.

최순실! 인간적인 미덕과 조금만 사리깊게 고영태와 인간관계를 유지했더라면 하는 때늦은 후회를 감방에서 수천번 느꼈을 것이다!

최순실이 도척(盜蹠)의 철학을 알았더라면 고영태와의 악연으로 결멸은 없었을 것이며 국정농단 사태도 없었을 것이다. 도척은 도둑임에는 틀림없지만 그에관해 전해오는 이야기들을 보면 평범한 도둑은 아니었다. 공자는 춘추시대 노나라 출신이며 당시 노나라에는 공자못지 않게 현인(賢人)으로 명성이 높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유하혜, 도척이라는 도생이 있었다. 그는 9천명에 이르는 도적의 두목이었으며 각국 제후들의 영토를 제집 드나들 듯 침범하여 재물을 약탈했다.

그러나 그에게 도둑에게도 지켜야할 도(道)가 있느냐고 물었다. 도척은 당시 노(魯)나라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공자의 철학을 빗대어 도가 존재하지 않는곳이 있겠느냐면서 첫째, 남의 집 문안에 있는 재물을 미리 헤아려 무엇을 훔쳐 낼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일은 도둑의(도리이치)이고 둘째, 도둑질 할 집에 남보다 먼저 들어가는 일은 도둑의 용기이며 셋째, 도둑질을 다하고 나올 때 집주인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넷째, 도둑질을 할 알맞은 때를 아는 일은 도둑의 지혜이고 다섯째, 도둑질한 재물을 공평하게 나누는 일은 도둑의 어진 사람이라고 했다. 이 다섯가지를 모두 지녀야 천하에 이름을 알리는 도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도척(盜蹠)은 철학을 갖고 있던 도적이다.

요즘식으로 표현하자면 대도(大盜)라고 할만한 인물이다. 도척의 무리들은 일반 백성의 집이나 재물을 탐낸 좀도둑이 아니다. 왕후 장상서나 고관 대작과 같은 지배계급의 재물을 훔치고 약탈했다. 도척과 공자에 얽힌 일화가 많다. 자신을 설득하러 나선 공자를 위선이라고 꾸짖고 위협해 내쫓은 것만 보더라도 도척은 단순한 도둑이 아니다.

"도척이만도 못한 놈이라는 말은, 욕심이 많고 흉폭하며 무지하고 잔인한 사람을 상징하는 말로서 흔히쓴다. 그러나 도척은 철학이 있고 인간적 미덕과 세계인이 인정하며 시사한바가 크다. 도둑질을 해도 오야봉이라고해서 더 많이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공평하게 분배하여 불평불만 없이 도척과 동심이체가 된 이면에는 도척의 철학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고영태의 만남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사람과의 만남은 정신과 육체는 건강하게 살찌우고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악연은 절망과 불행으로 종말을 고하고 말 것이다. 다시 되풀이 되지말아야할 불행과 역사다.

"말은" 한사람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며 말에 의미가 있으면 상호간 인간관계를 유지 할 뿐 아니라 적을 친구로 만들수도 있다. 상황에 맞는 좋은 대화는 인생의 경험을 많이 쌓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오랜 옛날부터 지도자의 자질과 덕목을 논하여왔고 적게는 가정에서부터 크게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목표로 노력해 왔다. 검증은 새로운 시대를 위한 필수적이다. 정권교체와 국민통합의 길을 여는 촉매제가 되야한다. 분열과 반목의 상처를 이번 기회에 치유돼야한다.

그것이 진정한 정권교체가 아닐까!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않고, 소리내는 물결은 마실수 없다" 깊은 자성(自省)이 필요한 이번 대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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