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의 도로... 진짜 귀신 씌였나?
마(魔)의 도로... 진짜 귀신 씌였나?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7.02.24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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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면 '강진IC'교차로 인근 사고 잇따라

매년 한 두차례 큰 사고... 실질적 대안 마련돼야

■승용차, 가드레일 충돌 후 화재
지난 21일 강진~성전을 잇는 국도2호선 강진IC교차로(목포방면)부근. 차량 파편이 너부러진 도로 위로 길게 뻗은 타이어자국이 선명했다.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제 가드레일은 사고 당시의 충격을 짐작하게 했고 도로변은 검게 그을린 흔적이 뚜렷했다.
 
사고는 전날 새벽 4시께 발생했다. 도로를 주행하던 YF승용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되면서 화재로 이어졌다. A(18)군이 친구 2명을 태우고 목포로 향하던 길에 사고를 일으킨 것이었다. 무면허로 아버지의 차량을 몰았다가 빚어진 일이었다. 차량은 화재로 완전히 전소됐다.
 
경찰은 A군이 과속 또는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음주운전 등의 혐의가 발견되지 않은데다 차량에 동승했던 친구들의 진술에 따른 판단에서다.
 
강진경찰서 관계자는 "A군 등은 탑승자 모두 큰 부상은 없는 상태다"며 "살아남은 게 기적일 정도"라고 전했다.
 
강진경찰은 현재 A군을 무면허 운전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잦은 사고발생... '도로환경 때문?'
화물운전기사 B(47)씨는 이번 사고지점에 대해 "매년 한 두 번씩은 큰 사고가 발생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B씨는 지난 5년 동안 운수업에 종사하면서 해당 구간에서 목격된 사고차량만도 5건에 이를 정도라고 설명했다.
 
B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듯 사고현장에서 30m를 채 지나기도 전에 가드레일에 남아있는 '차량 충돌' 흔적이 세 군데나 발견됐다.
 
인근 주민들은 '도로 환경'을 잦은 사고발생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해당 지점은 직선형 도로가 곡선형으로 바뀌는 구간으로 특히 도로간 이음새인 이른바 '요철'지점까지 겹치다보니 이 구간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순간적으로 제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전면 한 주민은 "도로사정에 익숙지 않은 운전자가 겪는 체감 위험도는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고 경험자들 사이에서'마치 귀신에 씌인 것 같다'라는 말이 나돌았던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고 전했다.
 
인근 주민들은 해당 구간에 사고 주의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지만 사실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과속카메라 설치 등의 실질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경찰 "현장조사 실시, 대안마련 검토"
 
강진경찰은 "해당 구간의 사고발생이나 위험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주된 원인에 대해서는 과속으로 인한 운전자들의 '안전운전부주의'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직선형 도로에서 과속으로 달리던 차량들이 곡선구간에 접어들면서 속력을 줄이지 못하고 충돌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일 뿐, 요철 등의 도로환경을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라는 입장이다.
 
강진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구간에서의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현장조사를 실시하여 교통안전시설물 확충 등의 대안을 마련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과속카메라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인접 지점의 운영 상황 등을 이유로 들며 사실상  한계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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