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현구시인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라
[특집] 현구시인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라
  • 김철 기자
  • 승인 2016.12.30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 감성여행 콘텐츠, 현구선생

내년부터 현구시인의 현창사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진하려고 했던 사업이 미뤄지면서 내년에는 생가복원사업부터 탄력적으로 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현구시인 현창사업은 내년 15억원의 예산으로 추진된다. 국비 60%로 내년에는 6억정도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 진행된다. 가장 먼저 생가에 대한 복원사업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군에서는 건물을 해체해 보수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기둥과 석가래 등은 유지하고 낡고 사용하기 힘든 것은 새롭게 꾸민다는 계획으로 기본용역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생가복원은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군에서 생가복원을 마치고 나면 문화재로 등재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나치게 새롭게 만들면 문화재 등재는 날아가게 된다. 철저한 검증을 통한 건물을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가복원이 추진되는 가운데 현구시인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현구선생의 다른 이름은 현구(玄鳩)이다. 일명 검은 비둘기로 항상 검정색 두루마기를 걸치고 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호이다. 하지만 당시 일반적인 주민들의 평범한 옷이 검정색 두루마기였기에 서민적이었던 현구시인에 적당한 이름으로 분명 한계는 있다.

이런 이름들이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현구시인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검정 비둘기로 너무 어둡고 정적(靜的)이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역사적인 곳을 소재로 하고 감성적인 시어를 사용했던 시문학파의 일원이었던 현구시인에게는 맞지 않다는 말이다. 이에 현구시인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한 상태이다.

현장사업이 진행될 현구 생가의 모습.

고려대 최동호 교수는 현구시인의 '내가 죽어 이 세상을' 이라는 시를 들어서 땅찔레꽃을 비유했다. 김영랑을 상징하는 꽃이 모란이라면 김현구를 상징하는 꽃은 땅찔레이다. 김현구 시의 언어가 화려한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화려한 꽃은 아니지만 대지에 뿌리박고 사는 강한 생명력을 지닌 땅찔레에게서 김현구는 자신의 분신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가 인간적으로 힘들고 고독한 순간 그는 사람이 아니라 땅찔레와 대화하면서 살았을 것이 가난하고 고독한 그에게 죽음이 찾아와 그 노래를 땅찔레게 남겨 두고 가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최교수는 현구시인을 땅찔레꽃에 비유했다. 충분이 공감가는 부분이다. 내가 죽어 이세상을 이라는 시를 잠깐 소개한다.

 
내가 죽어 이세상을 떠나버리고 업는 뒤날
옥 나의 잇는 곳을 아르시고 하시는 분은
드을에 나가서 땅질내더러 무러주십시오
나는 그의에게 나의 잇슬곳을 약속하고 감니다
 
죽엄이 차자와서 나를 부르거든
나는 님의손길도 뿌리치고 따라가렵니다
아조가는 그날리 무어 못니칠게 잇사오리까만
내가 부르든 노래나마 남겨두고 가오리다

 

이런 시를 통해 현구시인을 땅찔레꽃으로 새롭게 이미지를 잡아도 좋다. 지역에서는 현구시인의 시에 등장하는 작고 낮은 꽃들을 통틀어 들꽃이라는 표현으로 해도 좋다는 의견도 있다. 모두 고려해봐야할 사항이다.

특히 현구시인의 시에는 노래가 들어있다. 노래로 가난하고 핍박을 받아도 당당하게 자신을 긍정하면 세상을 살 수 있었던 현구시인의 삶을 본다면 분명 현구시인의 시를 토대로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분명 노래를 만들어 현구시인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면 영랑시인에 비해 뒤떨어진 현구시인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게 될 것이다. 강진에 두명의 거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영랑생가를 중심으로 현구시인의 생가까지 현구의 길이 만들어졌고 다른 시인들의 발자취도 남겨 강진읍 일대의 시인의 거리가 되는 것도 좋다. 어느 누구 하나를 집중부각 시키고 해서는 안될 문제이다.

영랑과 현구시인이 앞에서 끌어주면서 시가 흐르는 강진, 시인의 생활하는 강진으로 잔잔하게 다가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충분한 여건이 갖춰져 있고 이런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는 것이 군과 기념사업회, 후손들이 해야 할 일이다. 하나씩 조금 천천히 강진에 또다른 거장 현구시인의 빈자리를 메꿔나가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