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맞춤 경로원, 내집 보다 살기 더 편해요"
"시니어 맞춤 경로원, 내집 보다 살기 더 편해요"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6.12.17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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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와 노인 헬스케어]
<5>대만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 타이베이 시립 하오란 경로원

24시간 돌봄속에 각종 취미·건강 프로그램 제공... 교육 후 도서관안내원 등 일자리 알선

고령노인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최근 노인의 평균 수명이 3년에 한 살씩 연장되고,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2017년에 14%를 넘는 고령사회가 예측되고 있다. 한국사회는 물론이고 전세계가 늘어나는 수명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 큰 과제다.
 
이에 취재를 하고자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모범사례로 타이완이 자랑하는 타이베이 시립하오란(浩然)경로원을 방문했다. 의지할 곳 없어 일명 독거노인으로 지칭되는 시니어가 거주할 수 있는 양로원에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요양원과 요양병원 기능을 합친 시립복지시설이다.

시니어들이 내 집처럼 24시간 보살핌을 받는 노인복지시설 타이베이 시립하오란(浩然)경로원은 마을 내에 있으며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이다. 주택가에 위치한 이곳도 시설이 들어서기 전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주민들을 이해시켜 지난 1984년 시립하오란(浩然)경로원이 들어섰지만 시니어들의 활동에 시끄럽다는 민원신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이럴 때마다 시설종사자와 거주시니어들이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 개선해 나가 자연스럽게 한 주민으로 흡수돼 한지붕 가족으로 살고 있다.
 
시립하오란(浩然)경로원의 정원은 400명이다. 방은 4~6평대로 흰색·노란색 동으로 나뉘어져 있다. 흰색건물은 건강한 노인들이 입주하여 내집처럼 자유롭게 생활하는 공간이다. 노란색건물은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보금자리로 각 동에서는 서로 배려속에 노년의 삶을 편하고 즐겁게 영위해 나간다. 이곳은 65세 이후에 들어 올수 있으며 평균 86세정도의 어른들이 생활중이다.

입주자격은 타이베이 시민 중에 자녀·후손이 없거나 본인 명의의 주택이 없는 노인에게 주어진다. 또한 자녀가 장애인으로 부모를 돌볼 능력이 없을 경우 입소가능하다. 시니어가 입주하면 2인실에 거주하며 상주하는 간호사의 24시간 돌봄이 제공된다. 현재 이곳에는 기초생활자와 돌봐 줄 사람이 없는 노인 346명이 돌봄속에 거주하고 있다.
 
이곳 시립하오란(浩然)경로원의 장점은 거주자가 내 집처럼 생활하는 것이다. 또한 시설에서 거주하다 영면하면 사후 장례까지 다해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돼 노년의 걱정을 해소시켜준다. 영면 후에는 대만법 화장에 따라 화장 후 시립납골당에 단체로 모시고 제사도 지내준다. 시립하오란(浩然)경로원의 이러한 노인복지는 노년의 행복이란 큰 게 아니라 정말 마음 편히 여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노후의 행복한 삶을 느껴본다.
 
노인들이 거주하기 좋아 노인복지 천국이라 불리는 시립하오란(浩然)경로원은 돌봄에서 끝나지 않는다. 매월 대만돈으로 4천위안(약 16만원) 용돈을 지급해 부족함이 없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매월 시니어들이 직접 입고 싶은 옷을 구입하도록 의류비 대만돈 5백위안(약 2만원)을 별도로 제공한다. 또한 기념일 생일에는 축하금 5백위안을 선물하고, 3개월 마다 생활용품 등 물건이 정기적으로 공급된다.

이·미용 봉사자들이 찾아와 시설 어르신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용돈과 생활용품 지급비용은 모두 별도로 노인들이 노후를 걱정없이 편하게 지내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하는 시립하오란(浩然)경로원의 섬김이 무엇인지 몸소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뿐만 아니다. 신앙을 가진 시니어를 위해서 시설내에 불교와 사찰, 천주교 성당, 기독교 교회 등 종교시설도 마련돼 종교도 존중한다.
 
여기에 시립하오란(浩然)경로원에는 시대변화로 부모를 모시지 않으려는 풍토로 가정폭력을 입은 시니어들을 위한 임시거주처도 갖춰 노년을 안전하게 보내는 역할도 맡고 있다.
 
시설에서는 노인들의 취미생활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돼 운영된다. 프로그램은 노래, 다도, 그림그리기, 서예교실, 도자기 등 셀수 없이 다양하다. 또한 시니어들에게 나들이의 기쁨을 주고자 야외에서 극장을 마련해 영화도 상영된다.

여기에 재활치료실을 비롯하여 치매예방 프로그램도 운영돼 건강한 노년을 가꾸도록 장려한다. 또 침상에서 누워 지내는 환자를 위해서는 단체나 돌봄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말동무도 되어주고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몸의 자세를 바꿔준다. 또 관절 등에 좋은 운동도 제공해 노년이 외롭지 않게 돌본다.
 
또한 즐거움을 주는 매월 생일 축하파티를 비롯하여 매년 2회 야외활동이 추진돼 타이베이 시내관광 등 여행이 제공되고 있다. 이와함께 2주마다 각 층별로 기념일 등 파티가 있어 노인들이 일반주택에서 생활하는 것 보다 더 큰 소소한 즐거움을 더해준다.
 
시설에서 추진하는 노인대학과정을 수료한 시니어들이 수료식에서 즐거워 하고 있다.
또한 시설에서는 재취업을 원하는 시니어에게는 간단한 교육과정을 거쳐서 주차관리원, 도서관 안내원 등 단순 노동이 요구되는 일자리를 알선한다. 노인복지는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이곳에는 매월 단체가 찾아와 정기적인 봉사도 이뤄진다. 종교단체에서는 미용, 마시지, 헤어, 말동무 등을 협조하여 노인복지의 중요성을 같이 깨닫고 함께 어려움을 나눠가고 있다.<끝>



"내 집처럼 생활하고 사후 장례까지 책임져"

하오란 경로원 담당 차이민 후완 씨

"경로원은 현재 거주자가 내집처럼 생활하고 돌아가시면 장례까지 다해주는 환경이 돼 있다"고 시설을 소개한 차이민 후완(32)씨.
 
후완 씨는 "타이베이에서 무료로 운영되는 곳은 시립하오란(浩然)경로원으로 대기자가 40명정도 된다"며 "소득이 없고 의지할 사람마저 없는 시니어들이 무료로 의식주를 해결하고, 건강관리 프로그램까지 갖춘 복지시설 공간이다"고 설명했다.
 
후완 씨는 "현재 종사자는 의사를 포함해 147명이다. 부족한 부분은 타이베이 시립연합병원과 협업하여 주 3회 병원의사가 시설을 찾아 진찰을 해주도록 운영된다"며 "정기적으로 진찰차 시설을 찾아오는 의사와 종사자들이 같이 브리핑을 갖고 거주하는 노인상태, 건강 등을 회의하여 건강한 노년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후완 씨는 "건강한 노인을 위해서 YMCA선생을 모셔 건강체조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건강의 소중함도 일깨워준다"며 "시설 입소 어르신들이 나이가 들었지만 스스로 규칙적인 생활과 취미생활로 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까지 챙겨 모시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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