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순환수렵장 운영 '효율'이냐 '안전'이냐
4년만의 순환수렵장 운영 '효율'이냐 '안전'이냐
  • 김응곤 기자
  • 승인 2016.11.18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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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부터 운영될 강진 수렵장이 총성도 울리기도 전에 '시끌벅적'이다. 총기 출고 지침이 한층 강화된 데다 예년보다 대폭 줄어든 총기 보관소 또한 엽사들의 수렵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더구나 권역별 수렵지역이던 영암군이 운영계획을 철회하면서 강진군의 '나홀로 수렵장'이 얼마만큼의 실효성을 거둘지도 의문이라는 목소리다.
 
■4년만의 개장... 포획승인 '341명'
강진군은 오는 20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수렵장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이후 4년만이다.
 
이에 따라 군 면적의 81%에 이르는 409㎢에서 앞으로 3개월 간 수렵이 이뤄질 전망이다. 수렵가능 야생동물은 멧돼지와 고라니, 조류 1종이며 승인 받은 수량만큼 포획할 수 있다. 청설모나 어치, 까치, 까마귀는 무제한으로 포획이 가능하다.
 
군은 수렵 허가기간 동안 야생동물 개체 수 급증에 따른 농작물 피해 예방은 물론 수렵인의 방문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수렵장 운영에 있어 포획 승인권을 받은 엽사들은 모두 341명 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실성 없는 조치"vs"안전이 최우선"
이번에 포획승인권을 받은 엽사 A(59)씨는 요즘 다른 엽사들과 만나면 이런저런 불만부터 털어놓는다. 수렵장 운영기간 동안 수렵총기 입·출고를 관리하는 파출소가 단 세 곳에 불과하다는 소식 때문이다. 지난 2011년도 수렵장 운영 당시 11개 읍·면 파출소가 모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다.
 
이렇다보니 가장 우려되는 것이 총기 입출고 과정에서의 '시간 문제'다. 이번 수렵활동을 위해 해당 파출소 세 곳에 보관된 총기 수는 읍내지구대 350여정을 비롯해 도암파출소 35정, 마량이 20정 정도로 전해지고 있다. 개인마다 총기를 2정까지 보관할 수 있다하더라도 사실상 250명 안팎의 인원이 읍내지구대로 몰려 관련 절차를 밟아야한다는 얘기다.
 
A씨는 "총기 한 정을 출고하는 데만 평균 4~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최소 수십 명의 인원만 한번에 몰려도 족히 한 시간은 넘게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며 "수렵활동의 현실적 상황을 배제한 조치인 만큼 인근 지역에 총기보관소를 추가로 마련해 수렵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진경찰은 관내 파출소의 유연근무제 운영체계와 근무인력 한계를 이유로 총기보관소를 설정한 만큼 보관소 확대 등의 변경조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진경찰에 따르면 현재 관내 파출소 운영체계상 직원이 24시간 상주하는 곳은 읍내지구대와 마량, 도암파출소 등으로 이외 지역은 인근 파출소와 통합 운용하는 유연파출소로 형태라는 것. 때문에 상시 근무인원 부재로 인한 총기의 입·출고 업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강진경찰서 한 관계자는 "수렵장의 효율적 운영도 좋지만 이에 앞서 지역민의 체감안전도 향상을 위한 치안수요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무엇보다 군동이나 성전 등 유연파출소에 임시 보관소를 운영하는 것은 근무 인력 공백에 따른 안전위험성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엽사들의 이해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진경찰은 강진읍지구대의 경우 총기 입·출고 과정에서의 시간적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조인력 4명을 추가로 투입하고 해당 전산시스템을 확충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나홀로 수렵장'... 실효성 효과는?
권역별 수렵대상이던 영암군의 불참 소식은 오는 20일부터 수렵활동에 나서는 엽사들에게 '비보'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영암군 철회 결정으로 전남지역 가운데서는 강진군만이 유일하게 수렵장을 운영하는 모양새가 됐다. 
 
군 관계자는 "영암군이 자체 민원 등을 이유로 갑작스레 운영불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며 "이로 인해 포획승인권 판매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영암군의 불참으로 포획 울타리에 구멍이 뚫리면서 실효성 효과마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야생생물관리협회 광주전남지회 노치경 이사는 "강진에만 엽사들이 모여 들게 되면 야생동물은 인근 장흥이나 해남, 영암으로 몸을 숨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면서 "그만큼 유해조수 제거 효과를 얼마만큼이나 거둘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강진군은 건전한 수렵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수렵장 관리인 4명과 명예 야생생물 보호원 15명을 수렵장에 투입하고 지역 안내 및 불법수렵 단속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는 야생동물의 밀렵밀거래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검찰 과 야생생물관리협회 합동으로 수렵기간 내내 합동 특별 단속에 나선다.
 
군 관계자는 "수렵기간 입산을 자제하고 입산 시에는 눈에 잘 띄는 밝은 색 복장을 착용하여 총기사고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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