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행<82>---작천 교동마을
마을기행<82>---작천 교동마을
  • 김철 기자
  • 승인 2002.09.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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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앞 금강천 적시는 풍요로운 '다릿골'
태풍 루사는 곳곳에 많은 흔적은 남기고 지나갔지만 푸르른 들녘의 질긴 생명력은 수해아픔을 이겨내고 있었다. 넓게 자리한 작천의 곡창지대에는 길게 누워버린 벼들이 주민들의 손길이 닿으면서 모습을 서서히 바꿔가고 있다.

성전면과 경계되는 곳으로 금강천변을 따라 들어가면 나타나는 교동(橋洞)마을. 마을주변에 언덕처럼 다섯 개의 솟은곳이 오섬이라 불리고 마을뒷산의 수리봉이 독수리모습으로 독수리가 오섬을 바라보는 형국인 교동마을은 현재 43호 90여명의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다.

마을앞에 다리가 위치해 있어 명명된 교동마을은 예전에는 다릿골이라 불리였다. 조상대대로 쌀농사위주의 농경생활을 해온 교동마을은 마을앞으로 금강천이 흘러 풍요롭고 윤택한 토지를 소유할수 있었다.

교동마을의 곳곳에는 마을에 유래와 함께 전해져오는 지형들이 마을을 대변해 준다.

마을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말이 물을 마시는 곳이라는 통시암이 있고 마을의 뒤편에 위치한 수리봉너머에는 고사리가 많이 자생해 붙여진 고사리골이 있다. 매년5월이 되면 다른마을 주민들까지 고사리를 캐러오는 곳이기도 하다.

머리에 쓰는 감투를 닮아 붙여진 두리봉, 예전 군동 금곡사로 바로 넘어가는 길이 있던 안골에는 사람의 눈썹을 닮은 눈썹바위가 있다. 김억추장군의 묘소가 있는곳으로 차돌이 많아 붙여진 차독배기, 월출산의 달과 산태봉의 산이 있으나 해가 없어서 붙여졌다는 해바위, 절터가 위치했다는 좀피절, 평기리를 1구와 2구로 나누는 70여년된 사장나무가 주민들과 함께 했다.

교통마을의 자랑의 하나는 김억추장군의 출생지라는 것이다. 임진왜란때 무과에 급제해 순창현감을 지내고 충무공 이순신을 도와 울돌목으로 알려진 명량해전에서 큰 활약을 했던 김억추장군의 출생지가 바로 이곳이다.

교동마을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200여년전부터 내려오는 선돌감기행사이다. 각종 문화제에서 잇다른 수상으로 널리알려진 선돌감기는 동쪽의 마을의 입구에 선돌할머니에게 옷을 입히는 행사이다.

매년 음력 정월보름날 행해지는 선돌감기는 대부분의 마을주민들이 모여 짚을 이용해 줄을 만든다. 예전에는 마을을 둘로 나눠 줄다리기 행사를 갖은후 줄감기에 들어갔으나 30여년 전부터 인구가 줄어들면서 사라졌다. 먼저 새줄을 감기전에 묵은 줄을 풀어서 태운 후 아랫부분부터 줄을 감기 시작해 위로 감아 올라간다.

마을주민들은 선돌감기를 하지않으면 마을에 큰해가 온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해방후 선돌감기행사를 빠뜨리자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아이들이 많이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후 교동마을에서는 선돌감기를 한해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선돌감기행사는 마을주민이 정월에 숨졌을 경우에는 행사를 하지 않는다. 부정이 탄다면 다음달 초하루로 연기한다.

마을의 이곳저곳을 살피고 싶어 찾아간 마을에는 아직 태풍의 잔재가 가시지 않은 듯한 모습이였다.

마을을 나타내는 대형표지석이 교동마을을 나타내고 대형표지석밑에는 김억추장군 9대손 김기정씨가 기증한 것으로 적혀있어 교동마을이 김억추장군의 고향임을 알수 있게하는 만들었다.

마을로 들어서자 넓은 평야사이로 한그루의 정자나무가 위치해 있고 그 아래에는 마을사람들의 휴식처와 대화장소로 사용되는 우산각이 위치해있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선돌할머니는 시간의 흐름으로 줄은 헐거워졌지만 그 위태를 뽐내고 있었다.

마을에서 만난 이장 윤명수(55)씨는“고속도로가 장흥방면으로 생기게 되면 마을이 반으로 나눠질것이다”며“정부에서 하는일이라 반대 할수없지만 살기좋은 마을이 바꿔져갈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자기욕심 없이 순박하게 살아가는 교동마을 주민들은 서로 아껴주고 챙겨주며 살아가는 생활이 새로 건설될 고속도로로 인해 바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주하는 주민도 생겨나고 주변환경도 변화될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을 굳게 지키고 있는 선돌할머니처럼 마을주민들도 교동마을을 굳게 지킬 것이다. 내년 정월 보름날에는 마을주민들과 아울려 선돌할머니에게 소원을 빌어 보겠다고 마음속으로 굳게 약속하며 마을을 나서게 됐다.

교동마을출신으로는 초등학교교사로 재직했던 김기정씨, 작천면장을 지냈던 조병욱씨, 농협중앙회에 근무했던 김규수씨, 교육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하는 최효정씨, 의학박사로 서울에서 개원한 김종진씨, 재향군인회에 재직중인 김배현씨, 사법고시를 합격해 서울지법에서 근무하는 조인형씨가 이마을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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