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문화
돌탑문화
  • 특집부 기자
  • 승인 2004.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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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감사관실, 소설가 김정태

강진읍에서 다산초당으로 가는 소공원에 돌탑 두 개가 놓여 있다. 기단부가 있고 탑신석, 옥개받침, 옥개석을 갖추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탑이다. 기단에서부터 작은 돌들로 둥글게 쌓아 올라간 것이 멀리서 보면 원형의 종(鍾)이요, 쌍둥이 봉화대다.

이 돌탑을 쌓은 장인들은 작은 돌들을 하나하나 쌓아올리며 누구를 떠올리며 무엇을 기원했을까? 아무래도 아이들의 장래를 축원하고 집안의 길흉화복을 순탄케 해달라고 기원하지 않았을까?

또 어떤 이는 해가 갈수록 주름살만 늘어나는 농촌의 피폐함을 덜어달라고도 빌었을 테고, 민생은 돌보지 않고 매관매직을 일삼고 이권에만 눈이 먼 빈껍데기 목민관과, 국민들에게 실망만 주는 정신 못 차린 정치꾼 등 이 시대 잘난 인사들을 징치해서 민초들의 원망과 한숨을 걷어 달라고도 빌었을 터다.

누군가는 사회 곳곳에서 풍겨나는 악취들을 걷어내고 추상같은 법의 힘을 세워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빌지 않았을까?

돌탑도 하나의 예술이다. 예술은 경외스럽고도 신비로워야하며 위대한 그 무언가를 표현 할 수 있어야 한다. 강진에서 어차피 돌탑 쌓기를 시작했다면 여가시대를 대비하여 관광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여야하며, 오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강진의 문화와 궤를 같이하여 세계적인 걸작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켰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규모나 내용면에서 타 지역 것보다 월등해야하고 상품성이 뛰어나야 한다. 대대적인 돌탑을 쌓기 위해서는 먼저 추진주체가 정해져야 하고 다른 문화권과 호환성이 있어야 한다. 돌탑을 쌓는 데는 많은 인력과 경비가 필요하다.

어느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내의 모든 기관, 단체 자연부락 단위로 몇 개씩을 자발적으로 세우도록 권장하면 어떨까? 또 출향인사나 개인이라도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를 허락하고 희망하는 숫자만큼을 조성케 하는 것이 선의의 경쟁을 유발시키고 애향과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무슨 형태의 돌탑을 조성할 것인가가 과제다. 무작정 쌓은 돌탑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식상하게하고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한다. 탑에는 어떤 상징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진이 비색청자를 담아야하고, 영랑생가나 다산초당의 천일각과 방지도 빠져서는 안된다.

또 관내의 사찰이나 교회, 성당으로도 태어나야하고, 구강포 청정해역의 바지락이나 옴천의 맥우로도 표현되었으면 한다. 아무쪼록 새로운 문화로 탄생한 강진의 돌탑이 억겁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심한 풍상과 비바람에도 허물어지지 않고 오래오래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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