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선행 펼친 노목사 부부
얼굴없는 선행 펼친 노목사 부부
  • 김철 기자
  • 승인 2004.0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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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를 앞 둔 지난달 19일 오전 10시경 본사 편집국으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60세정도의 남자는 개에 물렸으나 수술비 걱정을 하고 있는 현화(강진신문 1월 12일자 보도)의 수술비에 보탬을 주고 싶다면서 사무실의 위치를 물었다.

기자가 성금을 내는 사람의 이름이라도 알고 싶다고 밝히자 60대 남자는 함구하면서 부인이 사무실을 찾아 성금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채 전화를 끊었다. 같은날 오후 3시경 사무실에는 흰머리가 사뿐히 내려앉은 60세 정도의 아주머니가 현화에게 전달해 달라면서 하얀 봉투를 하나를 들고 찾아왔다.

사무실을 찾은 60대 아주머니는 본지를 통해 현화양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듣게 됐고 성금을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다. 황급히 성금봉투를 사무실을 놔두고 나가는 아주머니를 붙잡고 사진을 한번 찍자는 요구와 기탁자의 성함이라고 밝혀달라는 말은 노부부의 따뜻한 마음앞에 의미가 없는 표현이였다.

60대 아주머니가 놓고 간 봉투에는 거금 300만원과 함께 한통의 편지가 들여있었다.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이 적혀 있었다.
‘2차 수술을 받고 건강이 회복되어 밝고 아름답게 자라 예수님이 기뻐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너를 사랑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을 담아 여기 수술비를 보낸다’.

편지의 밑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채 노(老)목사부부라는 짤막한 글만이 남아있었다. 세상이 각박해져 자신의 사리사욕만 앞세우는 세상이라고 말들 하지만 노부부의 따뜻한 마음은 아직도 지역에 남아있는 훈훈한 인간미를 느끼게 해주는 일이였다.

현화양은 현재 조대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현화양은 1차수술후 상태가 호전돼 통원치료를 받던중 설연휴인 지난달 22일 신전초등학교앞에서 눈길에서 미끄러지는 차량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더욱이  교통사고를 당한부위가 수술을 받은 오른쪽다리 뼈를 다친 것이다.

골절상으로 치료가 늦어질 것이라는 의료진들의 반응은 현화양의 쾌유를 바라는 주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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